특수본 "참사 현장에 경찰 2명" 소방관 증언 반박

"소방관 도착 이전 9명 구조활동…현장 급박해 잘못 인지한 듯"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참사 당일 "현장에 경찰관이 많지 않았다"는 소방관의 청문회 증언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특수본 관계자는 5일 브리핑에서 소방관 증언에 대해 "현장 상황이 급박하고 경황이 없어서 (소방관이) 사실과 다르게 인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용산소방서 현장대응단 소속 유해진 소방관은 전날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현장에 경찰이 많지 않았다.

제가 도착했을 때는 2명 정도 봤다"며 경찰력 부족으로 구조 작업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참사 현장 전면부에서는 인파 끼임을 해소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후면부로 이동했다"며 "구조 작업을 하는 데 경찰 인력이 필요했지만 구조한 사람을 놓을 곳이 없을 정도로 인파가 통제되지 않았다.

너무나도 외로웠다"고 했다.

유 소방관의 증언은 소방당국의 현장 대응이 미흡해 인명피해가 커졌다는 특수본 판단과 다소 엇갈린다. 특수본은 부실한 안전대책으로 참사를 초래한 책임이 용산구청과 경찰에 있다면, 참사가 발생한 직후 부실대처로 피해를 키운 책임은 주로 소방에 있다고 보고 최성범(53) 용산소방서장의 구속영장까지 신청했었다.
특수본은 이례적으로 수사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유 소방관의 증언을 정면 반박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오후 10시19분 참사 현장에 경찰관 1명이 도착했고 10시24분까지 누적 9명의 경찰관이 참사 현장 전면부에 도착했다"며 "유 소방관이 경찰 출동 과정과 상황을 모르고 한 증언 같다"고 말했다. 인파 끼임 전면부에 경찰관이 적었다는 주장에는 "전면부에서 구조활동 어렵다고 판단해 오후 10시25분부터 순차적으로 후면부로 이동했다"며 "따라서 소방이 오후 10시30분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전면부에 경찰관이 3명 정도 남아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구조작업에 대해서는 "오후 10시32분부터 경찰관 2명이 후면부에서 인파 끼임을 풀기 시작했고, 오후 10시39분까지 모두 8명의 경찰관이 후면부에 도착해 구조활동을 했다"며 "현장 상황이 급박해 후면부에서 구조하던 경찰관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