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값 급등, 리튬은 하락세…희비 엇갈리는 韓·中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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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켈 함량 높은 K배터리배터리 핵심 광물인 리튬과 니켈의 가격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던 리튬 가격은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뚝 떨어졌다. 반면 경기침체 여파로 주춤했던 니켈 가격은 급등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中 LFP에 가격경쟁력 더 밀려
5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국제 니켈 가격은 지난 3일 기준 t당 3만1200달러(약 4000만원)로, 최근 3개월 새 40% 넘게 급등했다. 니켈 가격이 t당 3만달러를 넘어선 건 작년 5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광물이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전기차 주행거리와 에너지 밀도가 개선된다. 전기차 수요 증가로 연일 상승했던 니켈 가격은 경기침체 공포가 엄습하면서 코발트, 망간 등 다른 배터리 광물들과 함께 작년 상반기부터 떨어졌다. 하지만 공급 부족 현상으로 작년 11월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반면 지난해 배터리 광물 가격이 일제히 급락할 때 나 홀로 급등했던 리튬은 작년 말부터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국제 리튬 가격은 3일 기준 ㎏당 474.5위안(약 8만7000원)으로 최근 2개월 새 20% 가까이 급락했다. 글로벌 광산업체들이 리튬 생산량을 늘리면서 공급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핵심 광물이다.
리튬·니켈의 엇갈린 가격 흐름이 세계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국내 배터리 업체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배터리 ‘빅3’ 업체들은 니켈을 앞세운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니켈 함량이 90%를 넘는 하이니켈 배터리가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새로운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원자재 투입이 많은 니켈 가격이 오르면 배터리 원가도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반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니켈이 함유되지 않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NCM과 비교해 안정성이 높지만, NCM보다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고 주행거리가 짧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