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제 연내 1억개 생산"…휴일 반납한 종근당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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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공장 가보니5일 충남 천안시 종근당 천안공장. 이곳 생산동 2층 아세트아미노펜 완제라인에선 ‘펜잘8시간이알서방정’ 500개들이 제품이 줄지어 나오고 있었다. 지난해 말 정부가 국내 제약사들에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생산 확대를 요청한 뒤 종근당은 위탁생산하던 이 제품을 직생산으로 바꿨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올해 말까지 1억 개를 자체 생산할 계획”이라며 “기존 제품 라인을 빼면서 일부 손실이 있겠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제약사가 해야 할 의무”라고 말했다.
'펜잘' 2시간당 70만개 집중생산
"손실 보겠지만…제약사의 책무"
中 원료 쓸어담아, 4월 이후 관건
이날 공장엔 종근당을 비롯해 아세트아미노펜 제품을 생산하는 8개 제약사 대표 등과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 등이 찾았다. 일선 약국 등에서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물량 확보가 어렵다는 호소가 이어지자 민관이 함께 대책을 세우고자 마련한 자리다. 오 처장은 “많은 제약사가 생산에 나서서 공급은 곧 안정화될 것”이라고 했다. 지창원 종근당 생산본부장은 “원료의약품 확보로 4월까진 생산에 큰 문제가 없다”며 “다만 중국에서 원료의약품을 쓸어 담는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종근당이 제뉴파마에 전량 위탁생산하던 펜잘8시간이알서방정을 자체 생산하기로 결정한 것은 지난해 말이다. 기존 생산라인을 활용해도 좋다는 식약처의 생산 허가를 받은 것은 지난달 23일. 첫 물량이 공급된 것은 31일이다. 불과 8일 만에 1056만 개 제품을 일선 약국에 공급했다. 일부 직원들은 물량을 맞추기 위해 연말 휴가까지 반납했다. 박완순 종근당 생산기획팀장은 “생산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2교대 근무를 3교대로 바꿨다”며 “모든 직원이 힘을 보태고 있다”고 했다.
종근당의 펜잘 라인은 2시간마다 70만 개 제품을 생산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해열제는 코팅, 품질 점검, 포장 등의 절차를 거쳐 시중에 공급된다. 올해 1월 공급 목표치는 1384만 개다. 정부가 수급 안정 기준으로 삼은 물량은 주당 1661만 개, 월간 6644만 개(4주 기준)다. 수급 안정 기준의 20% 이상을 종근당이 책임지는 셈이다. 종근당은 2월 1008만 개, 3월 3591만 개 제품을 출하할 계획이다. 이렇게 생산 속도를 높여 올해 말까지 1억228만 개를 생산하는 게 목표다.
펜잘 제품을 위탁생산하던 제뉴파마도 올해 말까지 2733만 개를 생산한다. 한미약품도 위탁생산하던 아세트아미노펜 제품을 직생산으로 바꿨다. 삼아제약은 어린이용 제품 생산 등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천안=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