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원·용인 반도체 벨트 '텅' "상반기까지 어렵다…그것만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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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현장점검
(2) 반도체·가전
반도체 사이클 예측은 '신의 영역'
수요 줄고, 가격 하락, 수출 감소 '3중고'
마이크론 등 4분기 감산 돌입했지만
3개월 이상 시차 지나야 효과 나오고
고객·유통사에 쌓인 재고도 불안
삼성, 감산 동참 여부가 업황 좌우
D램 가격 올해 35% 하락 전망
부정적인 전망의 원인은 소비 위축과 이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다.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소비는 점점 위축되고 있다. 반도체가 들어가는 TV, 스마트폰, 노트북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칩 수요도 줄었다. 올해도 PC 출하량은 5~10% 감소하고 스마트폰 출하는 크게 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메모리반도체 가격도 추가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반도체 전문 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분기에 PC용 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15%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입은행은 연간 기준 D램 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35%, 낸드플래시 평균 가격은 11%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쌓여 있는 재고 부담
반도체 제조사뿐만 아니라 유통 채널과 고객사의 재고가 쌓여 있는 것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탓에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영업이익 목표치를 작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잡았다.
현재까진 공급 조절에 소극적
시장에선 ‘하반기에는 다소 회복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면서 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상반기에 반도체 재고가 해소되면 고객사들이 삼성전자 등에 주문을 넣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반도체 업황 회복을 앞당길 수 있는 핵심 요인으론 삼성전자의 감산 동참 여부가 꼽힌다. 세계 1위 생산업체인 삼성전자가 공급량을 크게 줄여야 수급이 안정되고 가격도 하락세를 멈출 것이란 얘기다.
삼성전자는 공급량 조절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삼성전자도 투자 축소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 3일 보고서에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해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공급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감산에 적극 동참하기보다는 적자를 내지 않는 수준에서 경쟁사에 타격을 주는 전략을 쓸 것”이라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