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北과 내통했나" vs 김병주 "대통령실·여당이 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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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무인기 침범' 공방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한 사실을 놓고 여야 전직 장성 간 논쟁이 벌어졌다. 3성 장군 출신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사전에 ‘비행금지구역 침투설’을 제기한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북 내통설’을 지난 5일과 6일 잇따라 제기한 것이다. 여기에 김 의원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발표를 근거로 추정한 것”이라고 맞섰다.
장성 출신 의원들간 설전 확대
주호영 "金, 입수 경로 밝혀야"
박홍근 "거짓말 덮으려 음모론"
신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무인기 침범) 내용을 누구로부터 어떤 경로로 받았는지 (김 의원이) 국민 앞에 설득력 있게 해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침범 사실을 확인한 것은 3일인데, 김 의원이 지난달 말 침범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한 것을 겨냥했다. 신 의원은 “김 의원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부채도사 흉내로 일관한다면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6일에도 “민주당은 북한의 꼭두각시 노릇을 그만둬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이에 김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6일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무인기 식별 경로 지도’를 화면에 띄워놓고 “구글 지도에 비행금지구역을 겹쳐보고 (침범 가능성을) 알았다”며 ‘내통설’을 거듭 반박했다. 함참이 밝힌 무인기 이동 궤적에 구글 지도를 겹쳐서 비행금지구역을 표시하면 무인기 침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이 먼저 (내통설) 의혹 제기를 하고, 그러자마자 신원식 의원이 북한과의 연계설을 주장했다”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공작을 벌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장성 출신 의원 간 논쟁은 여야 지도부로 번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의원은 문재인 정권 시절 승승장구한 4성 장군 출신으로, 그 이후 곧바로 국회 국방위원이 됐다”며 “군에서 비밀정보를 입수한 건지, 다른 쪽에서 입수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와 군이 거짓말과 은폐 의혹을 덮고자 어처구니없는 음모론을 지속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며 “군 출신 여당 의원이 철 지난 색깔론으로 저열한 덫을 놓았다”고 신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군 당국은 1일까지는 무인기의 용산 비행금지구역 침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 침범 이후 항적을 정밀조사한 합참은 2일 현장 재조사를 거쳐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이 비행금지구역 북쪽 끝을 지나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김승겸 합참의장에게 보고했다.
노경목/김동현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