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키신저 前장관 만나 '한반도 문제' 논의

"北비핵화는 중국에도 도움"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71·오른쪽)이 5일(현지시간)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99·왼쪽)을 만나 최근 국제 정세와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키신저 전 장관과 오찬을 함께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과 미국이 굳건한 공조를 통해 북핵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한다”며 “북한 비핵화는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정에 필요하고, 중국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이에 “한국의 안보 상황에 지속해서 관심을 갖고 조언해 달라”고 요청했다.두 사람의 인연은 14년째 이어지고 있다. 2009년 미국 정·관·재계 주요 인사들이 모이는 ‘알파파 클럽’에 키신저 전 장관이 정 이사장을 초대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듬해 정 이사장은 키신저 전 장관을 한국으로 초청해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강연하게 했다. 당시 두 사람이 나눈 대담 내용은 정 이사장의 저서 <세상을 움직이는 리더와의 소통>에 실렸다. 정 이사장은 지난해 미국 국제전략연구소(CSIS) 등 학술기관에 그를 기념한 기금 100만달러를 기탁하기도 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리처드 닉슨 행정부에서 대통령 안보보좌관을, 제럴드 포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다. 하버드대 대학원 재학 시절 그가 작성한 ‘미국의 전략’이라는 보고서는 미국 정부의 공산주의 세력 대응 정책의 기초를 설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고서는 전쟁 중이던 한국을 키신저 전 장관이 직접 찾아 전쟁 발발 과정을 분석한 내용에 기초한다. 정부 고위직에 임용되고 나서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이끌면서 ‘데탕트(긴장 완화)’를 설계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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