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이오 시장 큰손 떠오른 中 ‘한소제약’은 어떤 회사?

중국 부호 4위에 오른 부부
5개 혁신신약에서 매출 50%
오너 외동딸, 한소 전문이사
새로운 모달리티 적극 들여와
연초부터 나온 국내 바이오업체 올릭스와 티움바이오의 마일스톤 호재 소식에는 중국 한소제약(Hansoh Pharmaceutical)이 있다. 한소제약은 홍콩에 상장된 회사이며, 매년 순이익 5000억원 이상 내는 제약그룹이다. 최근 경영에 뛰어든 오너의 외동딸이 새로운 모달리티 영입에 힘쓰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한국 바이오업체와 딜 성사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9일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1995년 설립된 한소제약은 2019년 6월 홍콩 증시에 입성했다. 이날 기준 한소제약의 시가총액은 1029억 홍콩달러(16조4100억원)를 기록했다. 한소제약의 2021년 매출액은 99억3500만 위안(1조8200억원), 순이익 27억1300만 위안(5000억원)이다. 지난해 반기 매출액 44억3400만 위안(8128억원), 순이익은 12억9800만 위안(2380억원)이다.

대부분의 매출은 아밀레(Amele), 헝무(Hengmu), 한소신푸(HansohXinfu), 푸라메이(Fulaimei), 메이링다(Mailingda) 등 자체 개발한 다섯 개의 혁신신약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혁신의약품 매출은 약 23억2100만 위안(425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52%를 차지했다.

아밀레는 한소제약이 자체 개발한 중국 최초의 오리지널 3세대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TKI) 계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헝무는 중국 최초의 경구용 B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다. 한소신푸는 티로신키나제(PTK) 억제제이며, 만성기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만성골수성백혈병(Ph+ CML) 성인 환자 치료제다. 푸라메이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개선제, 메이링다는 니트로이미다졸계 항생제다. 한소제약은 오너 2세가 경영에 뛰어들면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최근 몇 년 국내 바이오업계에 있었던 기술수출 계약 성과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중국계 회사의 정보를 제공하는 ICRIS에 따르면 한소제약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중후이지안(鍾慧娟) 회장, 순위안(孫遠) 전무가 있다. 두 사람은 모녀 사이다.

특이점은 중후이지안 회장의 남편 역시 중국 최대 제약회사를 경영 중이다.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일명 중학개미가 선호하는 중국 간판 제약회사 항서제약(JIANGSU HENGRUI MEDICINE)의 회장 쑨피아오양(孙飘扬)이다. 각자 대형 제약사를 운영하는 부부는 2021년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한 중국 부호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두 오너의 외동딸인 순위안 전무는 한소제약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1987년생으로 2007년 미국 켐브릿지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했다. 2009년 투자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며, 제약업의 투자 및 산업 연구에 대한 경험을 축적했다. 이후 2011년 한소제약 이사(director)로 합류했다. 2015년 전무이사에 올라선 이후 새로운 모달리티(Modality, 약물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플랫폼 기술)를 찾는데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세계 여러 바이오회사로부터 기술을 들여오고 있으며, 그 결과 한국 회사와는 두 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2021년 10월 한소제약은 올릭스의 GalNAc-asiRNA 플랫폼기술을 들여오는 데 650만 달러(77억원)의 선급금과 단계별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4억5100만 달러(5300억원)를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올릭스가 혈관 및 대사성 질환 등에 대한 치료물질을 발굴하고, 한소제약이 제조 및 상업화 역량을 활용해 치료제를 개발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티움바이오는 한소제약과 1억7000만 달러(약 22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티움바이오는 한소제약에 자궁내막증 신약 후보물질 'TU2670'에 대한 중국 지역(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의 전용실시권을 부여한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