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활주로用 레미콘 등장 이끈 콘크리트시험원

2007년 순수 민간기관으로 설립
年 4000건 콘크리트 제품 시험
지난 6일 방문한 경부고속도로 오산IC 인근 한국콘크리트시험원. 레미콘 원자재 및 제품의 품질을 시험하는 곳이다. 1층 역학 시험실에선 사람 팔뚝만 한 원통형 콘크리트 샘플(시험체)을 디지털 압축재료 시험기에 넣고 강도 시험(사진)을 진행 중이었다. 고층 건물용 샘플은 일반 콘크리트 내구성의 두 배 수준인 300킬로뉴턴(kN)의 하중(10㎠ 단위 면적당 30t)을 견뎌냈다. 하지만 강도를 더 높이자 금이가며 갈라졌다. 옆에선 벽돌 한 가운데에 충격을 가하는 휨강도 시험이 한창이었다. 이용수 콘크리트시험원 책임연구원은 “점토바닥벽돌의 경우 강도 뿐만 아니라 충격 흡수력이 있어야 제품 수명이 오래가기 때문에 휨 테스트가 필수”라고 말했다.

도시와 건물을 구성하는 기초 소재인 콘크리트는 건축물의 안전을 책임지는 만큼 품질 관리가 중요하다. 콘크리트시험원은 업계를 대표하는 레미콘 원재료 및 콘크리트 2차 제품 품질시험 기관으로 양질의 레미콘을 공급하도록 돕는다. 한국표준협회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등 다른 품질 시험기관들이 대부분 정부 유관기관인 것과 달리 순수 민간 기관이다. 전국 900여 개 중소 레미콘업계를 대표하는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가 2007년 설립했다.연간 200~300여 개 업체가 4000여 건의 품질 시험을 이곳에서 진행한다. 시멘트 모래 등 레미콘 원재료뿐만 아니라 하천 정비에 사용되는 호안블록, 보도블록, 벽돌, 배수로 등 20여 가지 콘크리트 2차 제품의 시험을 담당한다. 콘크리트 국가 공인 시험기관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시험성적서를 발급(한국인정기구 기관 지정)한다. 관급 납품시 필수적으로 거쳐야하는 조달물자 검사기관이기도 하다. 한국표준협회로부터 KS제품 위탁시험도 수행하고 있다.

한국콘크리트학회와 인천국제공항 추가 활주로 공사에 투입하는 레미콘의 배합 설계(2017~2020년)도 맡았다. 콘크리트는 각종 원재료 배합 비율에 따라 물리·화학적 성질이 달라져 강도와 겨울철 내구성(동결 저항성), 바닷물에 대한 내구성 등이 결정된다.

일련의 성과는 2019년 취임한 배조웅 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이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시험원은 지난해 10월 자체 교육장을 준공해 품질전문가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배 회장은 “시험원을 레미콘과 콘크리트제품의 품질 향상을 주도하는 기관으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레미콘제품에 대한 사회적 오해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산=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