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키징 리더' LB세미콘, '1조 클럽'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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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OSAT업체 발돋움 '시동'
반도체 대기업 수주 증가 전망
"후공정 육성 없인 TSMC 못이겨
규제 줄어야 패키징 생태계 안착"


LB세미콘은 삼성전자 시스템LSI, 노바텍, LX세미콘 등 세계 3위권 DDI 개발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지만 DDI에 치중한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려 노력하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CIS를 비롯한 통신 반도체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다루는 종합 OSAT로 도약해 해외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가야 할 방향은 ‘탈(脫)DDI’와 ‘탈메모리’”라며 “DDI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에 못 미치고 메모리도 반도체 시장 전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종합 OSAT로 나아가려면 후공정 시스템 전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LB세미콘이 종합 후공정 업체로 도약하려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반도체 패키징은 가공을 마친 웨이퍼를 칩 형태로 자른 뒤 쌓고 묶어 포장하는 후공정이다. 미세공정이 기술적 난관에 부딪히면서 반도체 성능과 효율을 높일 첨단 패키징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패키징 시장은 2015년부터 연평균 4.84%의 증가율을 보였다. 2024년에는 84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LB세미콘은 2025년 글로벌 10위 OSAT 업체로 도약한 뒤 2027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실적도 우상향 추세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4091억원, 영업이익 53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1%, 34.3% 증가했다. 주가는 전반적인 증시 부진 탓에 최근 3개월간 10%가량 하락했다.
김 대표는 “국내 4대 후공정 업체 매출을 다 합쳐도 2조원 정도에 불과한데 대만 후공정 업체 ASE 한 곳의 매출만 20조원”이라며 “후공정 육성 없인 TSMC를 이길 수 없는 만큼 각종 규제를 해소하는 것이 후공정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택=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