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연습장에서 시작한 사업…韓 최다홀 '골프장 큰손'으로

'골프 제국' 일궈낸 골프존

한국 스크린골프 키운 주인공
골프장 운영·용품·레슨까지 확장
18곳, 387홀 '최대 규모' 운영
2000년 김영찬 골프존뉴딘그룹 회장이 대전 대덕단지에 작은 연구소를 열고 골프존을 창업했을 때 그 누구도 거대한 골프 제국의 시작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 역시 그랬다고 한다.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700음성사서함 서비스를 만들면서 체득한 정보기술(IT) 노하우를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골프와 접목해보고 싶었습니다. 나이 50을 훌쩍 넘겨 소일거리로 시작해본 창업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지요. 허허.”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골프존은 쾌속으로 성장했다. 골프존뉴딘그룹의 2021년 매출은 1조1268억원, 창업 21년 만에 매출 1조원이 넘는 골프그룹으로 우뚝 섰다. 9일 현재 상장사 3곳을 포함해 모두 47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IT를 이용해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골프 서비스’를 내세웠던 골프존뉴딘그룹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한국 골프산업의 기둥으로 자리 잡았다. 전국 골프장 18곳, 387홀을 운영하는 골프존카운티는 업계 1위로 우뚝 섰다. 162홀을 운영하는 2위 삼성물산 골프 부문을 크게 앞선 규모다.

골프용품 유통 기업인 골프존커머스도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 김 회장은 “골프존의 시작은 스크린골프였지만 본질적으로 골프를 다루는 기업이기에 골프장 사업과 유통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골프존카운티의 골프장에는 곳곳에 5G(5세대) 통신과 인공지능(AI) 기능을 적용한 시뮬레이터가 설치돼 있다. 골퍼들의 스윙을 초고속카메라로 촬영하고 분석하는 서비스는 골퍼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골프존뉴딘그룹은 지난해 골프존커머스와 골프존카운티의 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로 제대로 된 몸값을 평가받지 못한다는 판단에 최근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김 회장은 “두 곳 모두 영업이익과 자금 여력이 충분하고 당장 자금 조달이 필요하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두 업체가 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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