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못 미친 LG엔솔…증권가 "단기부진 불가피" vs "중장기 성장성"

LG에너지솔루션 전경. 사진=한경DB
LG에너지솔루션이 작년 4분기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증권가는 '일회성 비용'이 수익성 악화 요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선 시선이 엇갈린다.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2.3% 증가한 8조5375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 영업이익은 2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6% 늘었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54.5% 감소했다.이날 나온 증권사들의 보고서를 종합하면, 회사는 약 2840억원의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실적 호조세에 따른 성과급 반영과 △2019년, 2021년 결정했던 ESS 리콜 과정에서의 비용 증가분 추가 인식 등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시장 기대치를 밑돈 실적을 내놓았지만,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해선 서로 다른 의견이 제시됐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단기 부진이 불가피하단 의견을 냈다. 그는 "수요 성장의 기울기가 다소 완만해지기 시작한 가운데 당분간 올해와 중장기 전망치 하향 조정의 시기를 거쳐야 한다"며 "테슬라의 올해 인도 대수 성장률 목표치는 현재까지 전년 동기비 50% 수준이나 30%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그러면서 "성장률 전망치의 조정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셀 메이커들의 실적 추정치 하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내년 영업이익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목표주가를 62만원으로 9% 내린다고 밝혔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도 "경기둔화로 전기차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어 셀 메이커들의 가동률 하락 우려가 존재한다"며 "고객사들이 현재 배터리를 지속적으로 공급받는지 여부가 중요하고 전기차 판매가 둔화할 시 물량 이연 등 대안책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IRA 법안의 진행상황과 LG에너지솔루션의 수혜 규모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단기 불확실성보단 중장기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경쟁사인 CATL의 북미시장 진입이 제한된 상황에서 회사의 북미 내 배터리 점유율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북미향 익스포저(작년 9월 말 370조원 수주잔고 기준 북미 비중 70%)가 높은 만큼 글로벌 비교기업들 대비 IRA 법안의 수혜가 클 전망"이라고 말했다.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도 "이익 눈높이 하향이 필요하지만, 최근 고조된 수요 우려가 주가에 일부 반영됐다고 판단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