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임 외교부장, 러시아에 "양국관계 전진시키자"

친강 부장, 러시아·파키스탄 외무장관과 잇따라 통화
중국 신임 외교부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러시아, 파키스탄 등 핵심 우방 카운터파트와 전화 통화를 하며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 1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강 외교부장은 전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중국과 러시아 관계는 동맹을 맺지 않고 대항하지 않으며 제3자를 겨냥하지 않는다는 기초 위에 세워졌다"며 "러시아와 손을 잡고 양국 정상의 공감대를 잘 이행하며 양국 관계를 끊임없이 진전시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친 부장은 이어 "양국 정상의 전략적 영도로 중·러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가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고 각 분야 교류와 협력이 깊이 있게 추진되며 우호적인 민의의 기초가 공고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반미를 공통분모로 각 분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친 부장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는 '네 개의 당위'(四個應該)와 '네 개의 공동'(四個共同)에 기초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네 개의 당위'는 시진핑 국가 주석이 지난해 3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제시한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친러시아적 중립 입장으로 각국의 주권과 영토보전 존중,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 준수,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 중시, 위기의 평화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 노력을 지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네 개의 공동'은 세계 평화와 안정 수호, 세계의 지속가능한 발전 촉진, 협력·상생 실현, 개방·융합 확대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은 "양호한 업무 관계를 맺고 양국 외교부서를 이끌어 계속 밀접하게 협력하며 양국 정상의 중요한 공감대를 잘 이행해 러·중의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가 끊임없이 새로운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친강 부장은 이날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파키스탄 외무장관과도 통화하며 "양국 우의를 심화하고 더 긴밀한 양국 운명 공동체를 함께 구축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파키스탄에서 중국인을 겨냥한 테러가 잇따른다는 점을 인식한 듯 "파키스탄에 있는 중국인의 안전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며 "계속해서 강력한 안전 조치를 취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핵심 국가로, 중국은 인도와 적대 관계인 파키스탄을 맹방으로 삼고 있다.

빌라왈 장관은 "양국의 전천후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가 다시 새로운 단계에 오르도록 하기를 기대한다"며 "중국인, 기관, 프로젝트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 재임 중 외교부장에 발탁된 친 부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한 뒤 트위터에 "(주미대사) 재임 기간 그와 여러 차례 솔직하고 깊이 있으며 건설적인 만남을 가진 것에 감사한다"며 "더 나은 중·미 관계를 위해 그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를 기대한다"고 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