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화두는 '초연결·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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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40억개 기기 '초연결'한다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스테이션 공개
구글·애플 등 스마트홈 기기 연동
이달 말께 한국·미국에 출시 예정
TV에는 반드시 선이 필요하다고?
LG전자, 전원선 외 모두 무선화
세계 첫 '시그니처 올레드 M' 선봬
세계는 지금 ESG 경영 강화 올인
탄소 중립·친환경 강화 기술 잇달아
지난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3의 화두는 초연결과 모빌리티로 정리할 수 있다. 전 세계적 흐름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에 따라 탄소 중립과 친환경을 위한 기술을 도처에서 볼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전시회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삼성전자, 제품 대신 ‘초연결’에 초점
매년 CES에서 신제품을 공개했던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이례적으로 주목할만한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초연결’에 온전히 초점을 맞췄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시회에 앞서 열린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삼성전자가 수년 전부터 약속한 ‘연결 경험’을 완성하려면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며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임직원 절반 가까이가 커넥티드(통신 연결) 기술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커넥티드 기기 140억 개를 연결하는 기술을 구현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목표다. 다양한 기기를 더 자유자재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는 얘기다.삼성전자는 새로운 스마트싱스 허브인 ‘스마트싱스 스테이션’도 공개했다.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연결 플랫폼이다. 전원을 켜면 해당 공간에 있는 커넥티드 기기를 자동 감지해 연결해준다.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연동 표준인 ‘매터’를 지원해 삼성전자뿐 아니라 구글, 아마존, 애플 등 다양한 제조사의 스마트홈 관련 기기를 쉽게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이달 말 한국과 미국에 출시된다.
삼성전자의 CES 2023 부스에서도 연결성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TV, 냉장고, 스마트폰은 물론 자동차, 로봇청소기, 현관문 도어록, 실내 조명 등을 쉽게 연동할 수 있는 환경을 선보였다. 노인이 혼자 사는 집에서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이나 TV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낙상 사고 발생, 외부인 침입 등을 알리는 과정을 시연하기도 했다.
“선 없는 TV”…고정관념 깬 LG전자
여러 기업의 가전제품을 서로 연동해서 쓸 수 있는 기술도 시연됐다. LG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를 이용해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제어하거나, 반대로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앱으로 LG전자의 가전제품을 켜고 끄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은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 표준이다. HCA는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GE, 하이얼, 일렉트로룩스, 아르첼릭, 트레인, 리디지오, 베스텔 등 글로벌 가전업체와 공조 전문 기업 15곳이 참여하고 있다. 스마트홈 연결성 확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편리한 홈 사물인터넷(IoT)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LG전자는 HCA 부스에 무드업 냉장고, 워시타워, 에어로타워, 벽걸이 에어컨 등 4개 제품을 전시했다. 관람객은 이 제품들을 포함한 HCA 회원사 제품을 제조사가 아닌 회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에 등록하고 제어하는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도 HCA 표준이 적용된 스마트싱스 앱으로 TV, 에어컨, 인덕션, 식기세척기 등 15개 주요 가전 제품군의 40여가지 기능을 제어하는 것은 물론, 다른 회원사의 스마트홈 앱을 통해서도 삼성전자의 다양한 가전을 연결·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상반기 중 자사 스마트홈 플랫폼에 HCA 표준 1.0을 적용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모터쇼 방불케 한 자동차 기술 향연장 된 CES
CES가 모터쇼를 방불케 하는 자동차 기술의 향연장이 된 것은 최근 몇 년간 계속된 흐름이다. 올해는 완성차 업체와 차량 부품업체는 물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 기업까지 모빌리티를 화두로 내세웠다.세계 1위 자동차 부품사 보쉬는 ‘센서’를 미래 먹거리로 제시했다. 보쉬는 2026년까지 센서 개발 및 생산을 포함한 반도체 사업에 30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3년 동안 ‘디지털 전환’에 100억유로를 쏟아붓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발레오는 보행자, 자전거 타는 사람, 공사장 인부 등 다양한 도로 이용자의 의도를 계산하고, 움직임을 예측하는 알고리즘 ‘판토마임’을 공개했다. 단순히 보행자가 많다고 차가 멈추는 게 아니라 보행자가 차를 보거나 다리를 도로 쪽으로 움직이면 충돌 위험이 있다고 예측하고 멈추는 시스템이다. 이 기술은 경찰관의 수신호까지 이해하고 따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CES 2023에 모빌리티 기업이 밀집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모빌리티 기술에 대해 전시하는 별도 부스를 마련했다. ‘모빌리티의 미래를 주도하다’를 주제로 모빌리티 업계의 혁신을 돕는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도심항공교통(UAM) 법인 슈퍼널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해 자율 비행, 3차원(3D) 비행 시뮬레이션 등 미래항공 솔루션 개발에 나서는 사례도 소개했다.
라스베이거스=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