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파킹통장 합쳤더니 無손실 ETF에 4조 몰렸죠"

김남기 미래에셋 ETF 대표

"매일 이자 받고 수시입출금 가능
CD금리 ETF는 상장된 은행"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며 갈 곳을 찾지 못한 자금이 금리형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리고 있다. 국내 최초 금리형 ETF인 ‘TIGER CD금리투자KIS’의 순자산총액은 4조원, 지난해 상장한 ‘KODEX KOFR금리액티브’는 3조원을 각각 넘어섰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사진)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매일 이자를 받고 언제든지 돈을 찾을 수 있어 파킹통장 대용으로 금리형 ETF를 이용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TIGER CD금리투자KIS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수익률을 추종한다. 현재 수익률은 연 4% 정도다. 기준금리가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 한 손실이 나지 않기 때문에 ‘무손실 ETF’로도 불린다.

김 대표는 “고금리 시대에 은행 정기예금이나 적금이 주목받고 있지만 이 상품들은 특정 기간을 채워야 이자를 주고 수시 입출금이 불가능하다”며 “금리형 ETF는 매일 하루치 이자를 주고 주식시장이 열리는 동안 언제든지 돈을 넣고 뺄 수 있다”고 설명했다.

TIGER CD금리투자KIS의 순자산은 2021년 말 2500억원 수준이었지만 작년 한 해 3조2000억원 넘는 돈이 들어왔다. 지난 9일에는 순자산이 4조322억원을 기록했다. ‘KODEX200’(5조4670억원)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ETF로 올라섰다.김 대표는 “TIGER CD금리투자KIS는 ‘상장된 은행(ETB·Exchange Traded Bank)’이라는 콘셉트로 개발한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호주에 상장된 베타셰어즈 하이인터레스트캐시 ETF(AAA)를 참고해 만들었다”며 “AAA는 자산의 100%를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에 투자하는데, 국내에서는 펀드에 예금을 30%까지만 편입할 수 있어 CD 금리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올해 시장 상황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장기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결실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국은 S&P500과 나스닥지수, 중국은 전기차와 2차전지 테마, 국내는 혁신기업으로 구성된 KEDI30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유망할 것”이라고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