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배터리' 뺨치는 '스몰 배터리' K-스타트업들 [CES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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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국내 배터리 스타트업들이 안정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인 배터리 기술로 크게 주목받았다. 스탠다드에너지(Standard Energy·대표 김부기), 리베스트(LiBest·대표 김주성), 그리너지(Grinergy·대표 방성용) 3개사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등에 다양한 배터리가 사용되고 있지만 불이 잘 붙고, 충전이 번거롭고 수명이 짧으며, 추운 곳에서는 작동을 잘 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많다. 각 회사들은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바나듐(Vanadium) 이온 배터리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해서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만든 회사다. KAIST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들이 창업했다. 리튬이온배터리의 화재 문제를 해결한, '발화 가능성 0%'의 안전한 배터리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동에 특화된 배터리라기보다는 한 곳에서 대용량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용도에 적합하다. 소프트뱅크벤처스와 롯데케미칼 등에서 투자받았다. 한국조선해양 등과 협업하고 있다. 리베스트는 플렉서블 2차 전지를 만드는 회사다. 추운 날에도 작동하는(부동성)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로 이번에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기온이 낮아지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고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전해액이 얼기 때문인데 우리는 특수 전해액과 분리막을 이용해 전압과 에너지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불이 잘 붙지 않고 추워도 잘 얼지 않는 제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하 40도에서도 동작하고 영하 20~10도에서도 정상적으로 충전과 방전이 이뤄진다고 리베스트는 소개했다. 리튬티타네이트(LTO) 배터리를 파우치형으로 양산하는 데 성공한 한국 스타트업 그리너지는 기존 납축전지를 대체하고 환경 부담을 줄이는 12볼트짜리 LTO 축전지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테슬라 애플 등에서 일하던 전기차 및 2차전지 엔지니어들이 모인 회사다. 그리너지 제품은 배터리 양극에 흑연 음극재를 쓰지 않고 리튬티타네이트 음극재를 쓴다. 영하 35도부터 영상 400도까지 정상 작동하고, 폭발 가능성을 대폭 낮춘 안전성이 강점이다. 일반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충전 속도가 빠르고 수명이 길다. 방성용 대표는 "LTO 배터리를 처음 만든 것은 아니지만 활용도가 높아지도록 파우치형으로 설계해 성능을 극대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및 충전기 등 관련 기술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볼타의 이인재(에드먼드 리) 부사장은 지난 6일 한경 등이 주최한 네트워킹 데이에서 이들과 만난 후 "그동안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만난 회사들이 모두 흥미롭다"며 "연락을 주고받으며 투자 기회를 살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이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등에 다양한 배터리가 사용되고 있지만 불이 잘 붙고, 충전이 번거롭고 수명이 짧으며, 추운 곳에서는 작동을 잘 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많다. 각 회사들은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바나듐(Vanadium) 이온 배터리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해서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만든 회사다. KAIST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들이 창업했다. 리튬이온배터리의 화재 문제를 해결한, '발화 가능성 0%'의 안전한 배터리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동에 특화된 배터리라기보다는 한 곳에서 대용량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용도에 적합하다. 소프트뱅크벤처스와 롯데케미칼 등에서 투자받았다. 한국조선해양 등과 협업하고 있다. 리베스트는 플렉서블 2차 전지를 만드는 회사다. 추운 날에도 작동하는(부동성)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로 이번에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기온이 낮아지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고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전해액이 얼기 때문인데 우리는 특수 전해액과 분리막을 이용해 전압과 에너지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불이 잘 붙지 않고 추워도 잘 얼지 않는 제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하 40도에서도 동작하고 영하 20~10도에서도 정상적으로 충전과 방전이 이뤄진다고 리베스트는 소개했다. 리튬티타네이트(LTO) 배터리를 파우치형으로 양산하는 데 성공한 한국 스타트업 그리너지는 기존 납축전지를 대체하고 환경 부담을 줄이는 12볼트짜리 LTO 축전지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테슬라 애플 등에서 일하던 전기차 및 2차전지 엔지니어들이 모인 회사다. 그리너지 제품은 배터리 양극에 흑연 음극재를 쓰지 않고 리튬티타네이트 음극재를 쓴다. 영하 35도부터 영상 400도까지 정상 작동하고, 폭발 가능성을 대폭 낮춘 안전성이 강점이다. 일반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충전 속도가 빠르고 수명이 길다. 방성용 대표는 "LTO 배터리를 처음 만든 것은 아니지만 활용도가 높아지도록 파우치형으로 설계해 성능을 극대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및 충전기 등 관련 기술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볼타의 이인재(에드먼드 리) 부사장은 지난 6일 한경 등이 주최한 네트워킹 데이에서 이들과 만난 후 "그동안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만난 회사들이 모두 흥미롭다"며 "연락을 주고받으며 투자 기회를 살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