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공격적으로"…미, 우크라 지원무기 성격 바꿨다

CNN, 미 당국자 인용…브래들리 장갑차 등 주목
"미, 우크라 전략 신뢰…겨우내 영토탈환 힘보태기"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를 더 공격적으로 바꿨다는 진단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의 전략 수행능력과 확전자제 약속에 대한 신뢰, 현시점이 반격의 중대 기회라는 판단이 반영된 조치라는 관측이다.

미국 CNN방송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요구에 맞춰 지원하는 무기가 실질적으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무기로는 최근 지원이 결정된 브래들리 장갑차,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가 있다. CNN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의 속성, 우크라이나가 동부 영토를 되찾을 기회를 잡았다는 점을 고려해 이뤄진 지원이라고 전했다.

브래들리 장갑차는 기관포를 장착하고 전장에서 병사들을 비교적 안전하게 이동시킬 수 있다.

이 기갑차량은 토(TOW) 대전차 유도 미사일을 갖춰 '탱크 킬러'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은퇴한 미국 육군 중장인 벤 호지스는 "우크라이나군이 브래들리 50대를 한 대대나 기갑여단에 대다수 배치하고 러시아군의 직선 방어선을 뚫는 철권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는 기존 방공 무기보다 사거리가 길고 미국이 이제까지 우크라이나에 보낸 무기와 비교할 때 최첨단이다.

우크라이나의 방공체계가 강화하면 일단 주요 도시에 대한 공습을 차단하는 게 수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는 동부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북부, 중부, 서부 주요 도시에 있는 민간시설에 무인기나 순항미사일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패트리엇이 상대 항공기를 겨냥할 경우 전장에 있는 병력과 장비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수도 있다.

미국은 앞서 작년에는 러시아군 진지나 보급시설을 정밀 타격해 진군을 지체시킨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를 지원하기도 했다.

애초 미국은 서방과 러시아의 직접 충돌 우려를 들어 이런 무기를 건네는 데 인색한 모습을 내비쳐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공격 무기 지원에 참전 성격이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문제로 삼아 핵무기 사용까지 위협해왔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군사 지원이 변화를 맞은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서방의 신뢰가 쌓였다는 사실이 있다.

미국 정부의 한 당국자는 러시아 본토 타격 금지 등 서방이 무기 지원 때 당부한 사용제한 방침을 우크라이나가 계속 준수하면서 더 파괴력이 있는 무기를 제공하는 데 대한 경계심이 풀렸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지키려는 전쟁을 수행하는 방식도 신뢰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가 자체 전략을 개발해 수행하고 있으며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전략을 지지하고 전장의 필요를 충족시킬 목적으로 무기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늘리기에 바로 지금이 적기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부 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군사지원을 급격히 늘려야 한다"며 "가장 필요한 무기가 기갑차량(탱크나 장갑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