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보증 公기관, 건설업계 '돈줄 가뭄' 해소 나섰다

주택協, 12일 신규 상품 설명회

HUG, PF 차환 대출까지 보증
주택금융公, 사업자 보증 신설
대주단 후순위로…실효성 논란
지난해 9월 말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 이후 건설과 개발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주택 보증 공공기관들이 주택시장 연착륙을 위해 연초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주택협회는 1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회원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택사업 보증상품 설명회’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이 설명회의 목적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주택시장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 주택 건설 관련 보증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새로 출시한 신규 보증상품을 안내하는 자리다.이날 설명회에서는 부동산 PF를 차환(리파이낸싱)하는 대출에도 보증을 제공하는 등 개선된 정책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HUG는 크게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보증 확대, 미분양 대출보증 신설, 보증업무 간소화 등 세 가지 대안을 제시할 전망이다.

정비사업 보증의 경우 그동안 착공 전에 신청한 PF에 대해서만 보증을 해줬다. 하지만 개선안은 분양승인 후 입주를 앞둔 단지도 추가로 보증 신청을 지원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부지 매입뿐만 아니라 이미 실행된 PF를 차환하는 데도 보증을 받을 수 있다. 미분양 사업지에 대한 대출보증도 신설된 대목이다. 공정률 15% 이상인 현장에서 시행사가 최초 분양가 대비 5% 이상 할인분양을 감수하는 등 자구노력을 이행하는 조건 아래 원리금 상환을 책임지는 보증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HF는 구체적인 지원책을 발표 자료에 담지 않았지만 사업자 보증을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 PF-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를 금융권의 장기 대출로 전환할 경우 보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토지 전체를 매입하지 않고 일부만 완료하더라도 지원이 가능하다.공공기관의 보증 확대에 대해 건설·시행·금융업계는 반기면서도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부동산금융 담당 임원은 “미분양 사업지에 HUG 등의 보증을 추가로 받을 경우 공공기관이 선순위로 수익권을 설정하고 기존 대주단이 대출 상환 순서에서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며 “대주단이 공공기관 보증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