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北 공격땐 1000배로 응징…대량보복 능력 확고히 구축"
입력
수정
지면A6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윤석열 대통령은 11일 북한 도발 억제와 관련해 “우리가 공격을 당하면 100배, 1000배로 때릴 수 있는 대량응징보복(KMPR) 능력을 확고하게 구축하는 것이 공격을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핵무장 가능성도 이례적 언급
"북한 도발 수위 더 높아지면
전술핵 배치·자체 핵 보유 가능"
한·미, 내달 확장억제 연합 훈련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에서 “KMPR을 확고히 해서 도발심리 자체를 눌러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KMPR 역량을 갖추고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으면 (북한이) 공격 자체를 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자체 핵무장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수위가 더 높아지면 대한민국이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과학기술로 더 이른 시일 안에 우리도 (핵무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은 한·미 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참여하고, 공동 기획·실행하는 이런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윤 대통령은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에 대해선 “평화헌법을 채택한 나라가 어떻게 그런 걸 할 수 있냐고 하지만, 머리 위로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핵이 올 수 있는데 그걸 막기 쉽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도 이제 머리 위로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날아다니니까 방위비를 증액하고, 소위 ‘반격’ 개념을 국방계획에 집어넣기로 하지 않았나. 그걸 누가 뭐라고 하겠나”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업무보고 첫머리발언에선 “상대방의 선의에 의한 평화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가짜 평화”라며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에는 강력한 자위권을 행사할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핵 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다음달 미국에서 하겠다고 보고했다. DSC TTX는 한·미 간 정책 분야 위주로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토의하는 연습으로, 2021년 9월 이후 열리지 않다가 지난해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정례화에 합의했다. 이 장관은 “그 어느 때보다 이번 TTX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훈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국방부는 북한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전력 보강 계획도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발사 원점을 교란·파괴하고 북한 전 지역에 대한 파괴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이런 공세 전략을 ‘한국형 3축 체계’에 반영할 계획이다.
좌동욱/김동현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