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 날씨에 비까지' 강원 겨울축제장 얼음판 사수 '비상'

화천산천어축제·홍천강꽁꽁축제 등 안전 대책 마련 분주
"화천천·홍천강 얼음 30㎝…차질 우려되나 큰 영향 없을 듯"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강원도 내 겨울축제장이 최근 겨울답지 않은 초봄 날씨에다 비까지 내린다는 예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도내 낮 기온은 내륙 9∼12도, 산지 10∼12도, 동해안 14∼17도로 포근하다.

또 이날 늦은 밤부터 13일까지 내륙과 산지 10∼40mm, 동해안은 5∼20mm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 때문에 겨울축제가 한창이거나 개막을 앞둔 도내 겨울축제장은 비상이 걸렸다. 2020년 1월 화천산천어축제와 홍천강 꽁꽁축제는 축제 개막을 앞두고 내린 겨울 폭우에 축제를 한차례 연기해 여는 등 '된서리'를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 그해 당시 화천산천어축제는 겨울비에 얼음낚시터 위로 물이 넘쳐흐르는 피해가 발생했고, 홍천강 꽁꽁축제도 개막을 앞두고 조성한 얼음낚시터 시설물 등이 모두 유실됐다.

이에 각 축제장은 잇따라 대책 회의를 열고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돌리거나 여수로 방류량을 늘리는 등 축제장 주변 시설물에 보강작업을 벌였다.
올해 축제 개막을 하루 앞둔 홍천강 꽁꽁축제는 전날(11일) 경찰과 소방 등이 참여함 합동점검에 이어 이날 행정안전부의 점검까지 받는 등 연일 안전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개막식은 애초 얼음벌판 위에서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비 소식에 내부 행사장으로 옮기기로 했다.

철원에서 14일 개막하는 한탄강 얼음트레킹축제는 강 위에 설치된 부교 등을 정비하고 이상기온이 나타나면 얼음판 트레킹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인제군은 눈과 얼음으로 재현한 옛 산골 마을이 녹아내리지 않도록 외부에 비닐을 씌워두는 등 겨울철 열리는 축제장마다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최근 이어진 초봄 같은 날씨에 고민은 더 커지고 있다.

이날 강릉의 낮 최고기온 예상치가 17도로, 역대 1월 최고기온(1964년 1월 2일 17.4도)에 육박하는 수준을 보이는 등 도내 대부분 지역에 기온이 10도 이상 오를 것으로 예보했다.

이 같은 날씨는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된 주말까지 이어지다 다음 주나 되어야 겨울다운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돼 축제를 여는 지자체마다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 화천과 홍천의 축제장 얼음 두께가 30cm 이상 꽁꽁 얼어붙은 상태여서 일부 프로그램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지만, 축제 개최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축제 관계자는 "3년 전 폭우로 축제를 제대로 열지 못한 기억이 있는 데다 올해는 안전이 화두여서 혹시나 축제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라며 "겨울축제의 성패를 좌우하는 얼음판 사수를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