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김현주 "강수연, 진지하고 열정적"…류경수 "존경"

'정이' 김현주, 류경수가 선배인 고(故) 강수연과 호흡한 소감을 밝혔다.

12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넷플릭스 영화 '정이'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현주, 류경수가 참석했다.

'정이'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

영화는 지난해 5월 뇌출혈 증세로 쓰러져 세상을 떠난 고(故) 강수연의 유작이다. 강수연은 정이의 딸이자 '정이'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크로노이드 연구소 팀장인 윤서현을 연기했다.

김현주는 "선배님이 같이한다고 했을 때 '말이 되나?'라고 생각했다. 만날 수 있는 사람인지, 그분의 눈을 보며 연기할 수 있을지 등의 걱정으로 겁이 많이 났다"고 털어놨다.

이어 "선배님을 처음 본 날이 아직도 기억난다. 반갑게 인사해주셨다"며 "현장에서는 선배님이나 어른이 아닌 그냥 동료였다. 누구보다 진지하고 열정적이었다"고 전했다.

류경수는 "선배님과 만나는 게 90%였다. 맡은 역할이 연구소 회장님 바라기인데, 연기하면서 선배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많이 투영됐던 것 같다. 선배님 같은 어른이 되고 싶었고, 그 마음이 지금도 변함없다"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은 고 강수연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그는 "대본을 어떻게 드려야 할지 모르겠더라. '지옥'에 출연했던 배우가 연이 있어서 선배님 연락처를 받아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읽씹'을 당했다"며 웃었다.

이어 "예전에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를 했던 분을 통해 어렵게 선배님께 전화를 받았다. 30분간 통화하고 끊었는데 반팔 티셔츠가 다 젖을 정도로 겨드랑이 땀이 엄청났다. 한번 해보자고 해서 '정이'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연 감독은 "사실 까다로우실까 싶어서 걱정이 많았는데, 정말 현장을 좋아하는 분이었다. 후배 배우들도 좋아하신다. 선배님이 모임을 많이 주선해줘서 촬영하는 동안 몇 번의 모임이 있었다. 편한 공간에 있었던 그때의 기억이 많이 난다. 영화를 좋아하는 동아리 학생들이 모여서 얘기하는 느낌이었다. 영화 일을 하면서 그런 기억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해줬다"며 강수연을 향해 고마움을 표했다.

'정이'는 오는 20일 공개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