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에 무릎 꿇다니" 미국인들 분노…청문회 불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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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NBA 수장, 美하원 청문회 소환미국 하원 중국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디즈니, 미국 프로농구(NBA) 경영진 등을 청문회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인 더 힐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갤러거 중국 특위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위원회가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와 애덤 실버 미국프로농구(NBA) 총재를 청문회 증인으로 부를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중국 특위는 중국 문제를 다루기 위해 신설된 조직이다.디즈니는 지난 2020년 영화 '뮬란'을 중국 정부의 인권 침해로 문제가 된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근에서 촬영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특히 디즈니가 영화 말미에 감사의 뜻을 표한 기관이 위구르족 '교화'를 담당하는 지역 공안국이어서 인권 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영국 BBC는 현재 약 100만 명의 위구르족이 교화소에 강제 구금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신장 '수용소'라는 곳은 없으며 '직업교육훈련센터'는 테러리즘 예방을 위해 설립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갤러거 위원장은 "NBA가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에게 무릎을 꿇는 모습은 미국인들을 정말 화나게 했다"며 "중국 공산당이 기술, 경제 부문을 통제하도록 두면 미국의 나머지 산업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빅 테크(거대 기술기업)와 중국의 관계도 들여다볼 의사를 전했다.
갤러거 위원장이 언급한 사건은 2019년 중국의 NBA 보이콧 사태다. 미 프로농구 휴스턴 로키츠 팀의 단장이던 대릴 모레이가 "자유를 위해 싸우는 홍콩 시위대와 함께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자, 중국 농구 스타 야오밍이 뛰었던 로키츠를 좋아했던 중국인들이 발끈했다. 모레이 단장은 글을 바로 삭제하고 사과했지만, 중국인들의 분노는 거셌다.이후 중국 내 독점 중계권을 가진 CCTV는 1년 가까이 NBA 경기를 내보내지 않았다. 또 중국 기업들이 NBA 후원을 끊었다. 결국 모레이 단장은 물러나게 됐다. 중국 내 NBA 중계는 모레이의 사임에 즈음해 재개됐다. CCTV는 사임 소식을 전하며 "중국인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어떤 언행도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논평을 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모레이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당시 "NBA가 중국에 저자세였다"고 그를 쏘아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