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 주도하는 외국인…산 종목 들여다보니

'낙폭과대'에 집중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 매수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외국인은 지난해 낙폭이 컸던 디스플레이, 정보기술(IT) 업종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29일 30.78%에서 이날 31.40%까지 0.62%포인트 상승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488억원을 사들이면서 증시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특히 작년 주가가 부진했던 ‘낙폭과대’ 종목에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2일 17.95%에서 19.02%까지 올랐다. 삼성전기도 같은 기간 외국인 지분율이 28.40%에서 29.74%로 올랐다. 두 회사 주가는 지난해에만 각각 49%, 33%가량 하락했다. 외국인은 이외에도 작년 주가가 부진했던 SKC(1.15%포인트), 일진머티리얼즈(0.99%포인트)의 지분율도 높였다.

업종별로도 지난해 업황이 부진했던 종목들에 외국인 매수가 더 몰렸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디스플레이 업종이었다. 지난 10일까지 외국인 지분율이 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IT하드웨어(4.4%), 은행(3.9%), 호텔(3.5%), 증권(3.4%) 순서였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액 가운데 상당액이 프로그램 매매로 유입되고 있어서다. 프로그램 매매 상당수가 상장지수펀드(ETF) 등과 연계된 점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단기 매수로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의미다.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일까지 외국인은 1조9000억원 가량을 국내 증시에서 사들였는데 이중 1조4000억원 가량이 프로그램 매매였다”며 “외국인이 경제 회복에 민감도가 높은 종목을 담는 ‘베타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