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향을 찾아" 전남도립미술관, 故 고화흠 작가 초대전

'고화흠: 이제 서야 비로소 나의 백안白岸을 찾아' 초대전이 오는 17일부터 3월 26일까지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린다.

고화흠(1923∼1999) 작가는 전남 구례 출신으로, 호남 서양 화단의 기초를 다진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전주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동경 녹음사화학교 회화과에서 미술을 공부한 뒤 1953년부터 개인전을 열고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펼쳤다.

1970∼1980년대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학장으로 재직하며 미술 문화의 대중적인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고 1988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했다.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수채화를 통해 문화적 교감을 추구했고 흔히 유화의 밑그림으로 여겨지던 수채화의 장르적 특성에도 깊이를 더했다.
1970년대 이후 주조를 이루는 '백안(白岸)' 시리즈는 고화흠을 대표하는 유화 작품들이다.

백안은 하얀 언덕이라는 뜻으로, 언젠가 도착해야 할 이상향을 표현하고자 작가가 사전에 없는 단어를 직접 창안했다.

넘실대는 은백색의 물결과 일렁이는 그림자와 같은 서정적인 색채가 특징이다. 전시는 유족 기증을 통해 이뤄졌으며 예술적 영감을 나눈 부인 김인숙(1926∼2020) 여사의 작품들도 함께 공개된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12일 "일반적인 연대기 순으로 나열되던 작가 회고전의 틀에서 벗어나 인간 고화흠의 다양한 면모를 들여다보고자 구성된 전시"이며, "제목처럼 관람객들도 고화흠의 '백안'을 비로소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