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계열사도 '구조조정 칼날' 못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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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연구 자회사 베럴리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구조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전 직원 15% 정리해고 방침
알파벳 내부 "다음엔 우리냐"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알파벳의 생명과학 연구 자회사인 베럴리의 스테픈 길레트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모회사인 알파벳으로부터 재정적 독립을 위한 구조조정을 위해 전 직원의 15%를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약 240명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길레트 CEO는 “일부 연구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중복된 팀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정리해고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알파벳 계열사 가운데 정리해고에 나서는 것은 베럴리가 처음이다. 아마존, 메타, 트위터 등 테크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수요 감소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알파벳 내부에서는 “아직까지는 구조조정 바람을 피해왔지만 다음엔 우리 차례”라는 얘기가 나온다.
구글X의 생명과학 연구 부문이었던 베럴리는 2015년 구글 지배구조가 바뀔 때 분사했다. 당뇨병 증세를 감지하는 콘택트렌즈와 건강데이터를 수집하는 ‘프로젝트 베이스라인’, 코로나19 진단 테스트 플랫폼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에서 8억달러의 투자금을 조달한 것을 비롯해 총 20억달러 이상을 외부에서 투자받았다.월스트리트 금융사에도 정리해고가 이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500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 증시가 2008년 금융위기 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자산운용사 실적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월가를 대표하는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비용절감을 위해 3000명을 구조조정하겠다는 보도가 나왔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