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인슐린 개발' 오라메드 3상 실패…韓유통사 메디콕스 주가 급락

나다브 키드론 오라메드 CEO
캡슐 형태의 경구용 인슐린을 개발해 온 이스라엘 제약사 오라메드 파마슈티컬즈가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지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경구용 인슐린을 국내에 유통하려던 코스닥 상장사 메디콕스 주가는 12일 20% 넘게 급락했다. 오라메드는 11일(현지시간) 경구용 인슐린제제 ORMD0801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지표로 설정한 혈당 조절(A1c) 개선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ORMD0801 임상 3상은 2형 당뇨 환자 71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2~3가지 경구용 혈당 강하제로 혈당 조절이 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ORMD0801 8㎎을 1일 1회 복용, 1일 2회 복용(아침식사 45분 전과 밤에 1회), 위약 1일 1회, 2회로 그룹으로 구분했다.
하지만 ORMD0801은 위약 대비 통계적 유효성이 확인될 만큼의 A1c 개선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2차 평가지표였던 26주차 공복 혈당(fasting plasma glucose) 변화 달성에도 실패했다. 오라메드는 이번 임상 실패로 경구용 인슐린 임상을 종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나다브 키드론 오라메드 최고경영자(CEO)는 “결과가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경구용 인슐린은 단백질인 인슐린이 위장관을 통과하는 소화 과정에서 파괴되는 한계 때문에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글로벌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 등도 체내 흡수율이 낮아 주사제보다 많은 인슐린을 투여해야 한다며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임상을 중단했다. ORMD0801의 국내 유통을 맡기로 한 코스닥 상장사 메디콕스는 주가가 22% 급락했다. 메디콕스는 선박 블록 제조사로, 바이오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