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노조에 화들짝?…"테슬라, 기가팩토리 印尼로 낙점"
입력
수정
지면A3
블룸버그 "합의 임박했다" 보도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아시아 제2 기가팩토리 입지로 인도네시아를 낙점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한국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테슬라 공장 유치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강성 노동조합, 경직된 노동 시장 등이 국내 유치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확정 안돼…유치 총력전"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테슬라가 인도네시아에 기가팩토리를 짓기 위한 합의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생산 규모 목표치는 연 100만 대 이상으로,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연 75만 대)보다 많다. 인도네시아에 매장된 니켈 등 배터리 광물을 활용할 계획도 세웠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블룸버그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노조 리스크가 작은 인도네시아를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미국에서 ‘무노조 경영’으로 일관하는 테슬라가 한국의 강성 노조를 감수하고 공장을 지을 리 만무하다는 이유에서다.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배터리 공급망 등의 강점보다 강성 노조에 따른 리스크에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화상 면담에서 노조 반발이 극심한 상황이 계속되면 한국에 기가팩토리를 짓기 어렵다고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노조에 시달리며 경영까지 간섭받는 현실을 테슬라가 모르겠느냐”고 말했다.
정부는 아직 테슬라의 인도네시아 공장 신설은 확정된 게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머스크 CEO도 트위터에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기사는 허위인 경우가 많으니 주의하라”고 적었다.정부는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말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제출한 유치 후보 지역을 정리해 테슬라에 전달했다. 공장 신설에 대한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 등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규/이지훈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