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 뚫었던 아파트가 이럴 줄은"…마곡동이 심상치 않다
입력
수정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11억500만원 거래서울 강서구 마곡동 집값이 심상치 않다. 한때 16억원을 넘어서며 집값이 고공 행진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11억원도 위태한 수준이다. 경기 침체 우려와 고공 행진하는 금리로 급매물만 겨우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이 점차 낮아지면서 11억원이 바닥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팽팽하다. 다만 최근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서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는 등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
'11억원' 바닥 논쟁 팽팽…"시장 분위기 바뀌고 있어"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 84㎡는 지난 7일 11억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올해 들어 첫 거래다. 지난해 최저가 11억3000만원보다 2500만원이 더 내린 수준이다. 이 면적대는 2021년 16억8000만원(8월)까지 거래되면서 당시 있었던 대출 금지선 15억원을 넘긴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2년 만에 5억원 넘게 하락하면서 2020년 가격(11억1000만원, 3월)으로 돌아갔다. 네이버 부동산과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 호가는 현재 11억원까지 낮아졌다.
인근에 있는 다른 단지들의 집값 하락도 거세다. 마곡동 '마곡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11억6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직전 거래 15억원(1월)보다 3억4000만원 낮다. 내발산동에 있는 '우장산힐스테이트' 전용 84㎡도 지난해 7월 13억6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는데, 연초 14억원보다 3500만원, 집값 급등기였던 직전해 최고가 14억9000만원보다 1억2500만원 내렸다.강서구 마곡동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지난해 집값 하락이 시작된 이후 어쩔 수 없이 나온 '급매물'들이 빠르게 소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고점보다 집값이 많이 내렸다. 급하게 오른만큼 하락도 빠른 것 같다"고 했다.집값이 바닥인지 아닌지 여부에 대해서는 시장 내에서도 팽팽하다. 마곡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11억원대면 이제는 바닥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규제도 풀렸고 문의가 다시 오기 시작하는 점을 고려하면 더 하락하진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근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이제 (본격적인 하락이) 시작이라고 본다"며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고 금리도 더 오른다고 하니 집값은 더 내릴 것으로 본다. 상승장에 무리하게 투자했던 집주인들은 버티기 더 어려울 것"이라고 귀띔했다.다만 시장 분위기 자체는 조금씩 풀리고 있다. 정부는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규제지역을 해제하는 등 최근 부동산 시장을 억누르고 있던 규제를 완화했다.마곡동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규제 완화와 함께 최근 집값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마곡에 관심이 있었던 실수요자들이 다시 문의해오고 있다"며 "간만에 실수요자들 문의가 이어지면서 조금씩 활기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마곡동이 있는 강서구 집값은 지난해 6.74% 하락했다. 직전연도 상승분인 6.46%를 모두 반납했다. 지난해 5월 셋째 주(16일) 이후 34주 연속 하락 중이다.
강서구 집값은 서울 마곡 마이스(MICE) 개발 사업을 호재로 가파르게 뛰었다. 이 사업은 강서구 마곡지구에 업무시설, 호텔, 컨벤션센터, 문화시설 등을 짓는다. 2021년 5월 착공 후 공사 중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