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중립 시대 열리나…기후스타트업, 대기 중 탄소 포집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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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대기 중 탄소 포집해 여과
물과 혼합한 뒤 지하에서 탄산염광물로 변환
제3자 검증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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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위스의 기후 테크 스타트업인 클라임웍스가 세계 최초로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여과 과정을 거쳐 지하에 저장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제삼자 검증을 통과한 것도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클라임웍스의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토프 게발드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기술을 통해 기후 테크 업계에서 어른(선도기업)으로 자라길 바란다”고 했다. 클라임웍스는 이번 실험에서 제거한 이산화탄소의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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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에서 나무의 생리현상을 본떠 이산화탄소 제거 기술을 개발하던 게발드와 얀 부츠바허가 2009년 설립한 기후 스타트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쇼피파이, 재보험사 스위스리 등 탄소 배출권 판매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클라임웍스에 투자했다. 지금까지 모인 투자금은 총 7억 8000만달러(약 9718억원)로 알려졌다.탄소 배출권 판매를 목적으로 대기업들이 투자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포함된 기후 변화 세액 공제 혜택도 함께 받으려는 전략이다. 미국은 t당 180달러에 달하는 세액을 공제해주고 있다. 넷 제로(탄소 중립) 공약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투자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클라임웍스는 투자금을 활용해 현재 아이슬란드에서 이산화탄소 포집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매년 4000t가량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 승용차 약 800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6월에는 매년 3만 6000t을 포집하고 여과하는 공장을 추가로 짓겠다고 밝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