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투운용, 인도네시아 운용사 인수…"동남아 시장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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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증권 보유한 현지 운용사 'KISI 자산운용' 인수
지주 주도 하에…"전문성 강화 차원"
"인도네시아 시장 선점하겠다" 연내 상품 4종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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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한국투자증권과 'KISI 자산운용'(KISI ASSET MANAGEMENT) 지분 99%를 넘겨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인수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한국투자신탁운용은 금융당국 승인 절차를 거쳐 이르면 2월 중 현지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사명을 어떻게 바꿀지는 미정이지만, 기존 'KISI'가 'KOREA INVESTMENT&SEKURITAS INDONESIA'의 약자였던 만큼 SEKURITAS를 MANAGEMENT로 대체한 'KIMI'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KISI 자산운용은 한국투자증권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IS 인도네시아'(KOREA INVESTMENT & SEKURITAS INDONESIA)의 운용 자회사다. 앞서 2018년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 단팍(Danpac)증권을 인수한 뒤 간판을 KIS 인도네시아로 바꿔 달았다. 이어 이듬해 7월 운용업 진출을 위해 자회사로 운용사(KISI 자산운용)를 설립, 현지 당국에서 인가를 받았다.
KISI 자산운용의 임직원 수는 현재 기준 총 24명이다. 설립 이후 지난달까지 약 3년간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 머니마켓펀드(MMF),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품 7종을 출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회사를 본격 넘겨받은 만큼 자사 전문성을 바탕으로 연내 현지에서 상품 4종(채권형 2종·주식형 1종·ETF 1종)을 출시한단 계획이다.
현지 운용사가 한국투자증권의 자회사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자회사로 계열 이동을 한 배경에는 한국금융지주 차원의 결정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가 현지 운용사에 펀드 자금을 위탁해 굴리는 것보다, 계열 운용사가 직접 현지에서 운용하는 게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본 것이다. 운용사 입장에서도 펀드 판매 채널이 확보된 데다, 펀드 초기 설정액을 키울 수 있어 보다 수월하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국내 주요 운용사들이 해외 자산운용사를 사들이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공격적으로 속도를 내는 상황도 이 같은 결정에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의 성장성을 높게 점치고 있기 때문에, 초기 진입해 성장의 수혜를 입겠다는 취지"라면서 "증권사와 운용사가 현지 동반 진출하게 된 만큼 시장 안착 과정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