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이 간다" 기대감 폭발…5일 만에 20% 뛴 종목

이번주 방산 '빅4' 일제히 강세
윤석열 대통령, 세일즈 외교에 들썩

방산 ETF도 8%대 수익 거둬
"시장 경쟁 심화·대금 회수 리스크는 변수"
지난해 11월 24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일주일 만에 반전이다. 새해 첫 주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에 약세를 보이던 방산주가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 대한 기대감과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회장이 방한한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1월 9~13일) 국내 대형 방산주 '빅4'의 주가는 나란히 올랐다. 전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 급등했고 한국항공우주(12.57%)와 현대로템(8.81%), LIG넥스원(6.45%)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대형 방산주는 지난주(1월 2~6일)만 하더라도 부진했다. LIG넥스원은 15.94% 하락했고, 한국항공우주도 13.26% 급락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8% 넘게 빠졌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2.4% 오른 점을 감안하면 더욱 낙폭이 컸던 셈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첫 주 방산기업들의 주가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고전했다"며 "지난해 방산주가 증시를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초과)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엔 달랐다. 시장에서는 방산주가 UAE와의 방산 부문 협력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윤 대통령의 UAE 순방엔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앞서 최상목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UAE에 대해 "우리가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 중인 원전, 방산, 인프라 분야에서 핵심 협력 국가"라고 평가했다.나 연구원은 "방위산업은 국가 간(G2G) 협력 성격이 강해 방산주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기 충분한 상황"이라며 "다음 달 예정된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PGZ 회장의 방한 소식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세바스찬 흐바웩 PGZ 회장은 다음 달 방한해 KF-21과 레드백 등 신무기 도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사진=연합뉴스
방산주가 반등하자 관련 종목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도 덩달아 뛰었다. 국내 최초 방산 ETF인 'ARIRANG K방산Fn ETF'는 지난 5일 상장 이후 전날까지 8.28%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5.77%)을 웃돌았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국방 산업은 여러 업체 간 분업과 협업할 일이 많다"며 "특정 종목을 선택하기보단 여러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방위 산업 테마 ETF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이 호재가 다분하지만 리스크도 도사리고 있다. 미국, 독일 등 기존의 방산 강대국들이 패권 경쟁과 안보 강화를 이유로 무기 생산을 늘리면서 글로벌 방산 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이는 빅4 방산주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황 연구원은 "재무장을 선언하며 대규모 군비확장을 진행중인 독일이 무기 생산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생산 단가 하락에 성공할 경우 가성비(가격대비성능)로 승부하던 국내 방위 산업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금을 수령하는 과정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황 연구원은 봤다. 무기 공급 계약은 거래대금 규모가 커서다. 황 연구원은 "인도네시아는 5년째 KF-21 개발 관련 분담금을 연체하고 있다"며 "무기 공급 계약은 금액이 큰 만큼 대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위험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