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서 '거꾸로 매단 에르도안 인형' 사건…튀르키예 '발끈'

튀르키예, 대사 초치 이어 수사 착수…스웨덴 나토 가입 '암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위해 튀르키예(터키)와 협상 중인 스웨덴이 자국에서 발생한 튀르키예 대통령 모욕 사건으로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에서 발생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모욕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최근 트위터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 모습의 인형이 스톡홀름 시청 밖에 거꾸로 매달린 모습을 찍은 영상이 공개됐다.

이는 튀르키예를 상대로 무장 투쟁 중인 쿠르드족과 연대를 표방한 '로자바 스웨덴 연대 위원회'라는 이름의 단체가 공개했다. 대통령 변호인인 후세인 아이딘은 트위터에서 "용의자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는 고발장을 앙카라 검찰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아이딘은 또한 이번 사건이 튀르키예와 미국, 유럽연합(EU)에 의해 테러 조직으로 지정된 쿠르드노동자당(PKK) 무장단체에 의해 벌어진 것으로 의심했다.

이브라힘 칼린 대통령 대변인은 이번 시위를 "역겹고 극악무도한 일"이라고 비난하고, 스웨덴 당국이 튀르키예와의 합의 및 법에 따라 구체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테러 조직의 활동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나토 가입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전날 튀르키예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국 주재 스웨덴 대사를 초치해 강력 항의했다.

회원국 만장일치가 조건인 나토 가입을 위해 지난해부터 튀르키예와 교섭 중인 스웨덴은 이번 사건이 그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자국 방송 TV4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극도로 심각하다"며 "이는 나토 가입에 대한 사보타주(방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스웨덴 안보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스웨덴 경찰은 사건이 끝날 때까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스웨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인 지난해 5월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그러나 튀르키예는 이들 국가가 자국 안보 최대 위협인 PKK의 신병을 보호하고 있다며 가입에 반대했으며, 협상 끝에 PKK 연루자의 신병 인도 등을 조건으로 이들 국가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기로 했다. 이후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으나, 합의 이행 과정에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