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서 뺄래" 운동 한번도 안하더니…여자들 확 달라졌다 [방준식의 레저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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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트 플랫폼 '콰트' 운영 김봉기 대표
여성 85% "1주일에 한번도 운동 안해"
운동 진입 장벽 낮췄더니 30만명 이용
"가장 핫한 프로그램은 필라테스죠"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의 열기가 굉장히 뜨겁습니다. 다이어트에만 관심 있던 여성들이 아령을 들기 시작했죠. 최근 3주새 홈트레이닝 가입자와 구독자 수가 약 2배 이상 폭증했습니다. 과거에는 1주일에 한번도 운동을 안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85%에 달할정도 였습니다. 여성들이 운동을 하게끔 진입장벽을 낮출 수만 있다면 헬스케어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죠.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홈트로 누적 이용자 30만명을 달성했습니다. 누적 조회수만 1200만회에 달하죠.헬스케어는 삼성이나 네이버나 카카오가 정복 못한 유일한 기회의 땅이다. 운동·건강기능식품·애슬레저 패션 등 18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이지만 눈에 띄는 선두 업체가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이 시장이 정복하기 힘들다는 방증이다. 대기업들의 경쟁이 뛰어든 시장에 "운동에 대한 진입 장벽을 없애는 업체가 결국 승리할 것"이라며 승부수를 건 스타트업이 있다. 홈트 플랫폼 '콰트'를 운영하고 있는 김봉기 대표(43)의 이야기다.Q. 어떻게 창업하셨나요.
"운동의 대중화를 목표로 온라인에 기반한 '홈트' 서비스를 착안했습니다. 2019년 유명 인플루언서가 만든 운동기구 유통회사를 인수했죠. 당시 한국에는 다이어트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던 시절이었습니다. 여성들은 운동 대신 먹는 것을 굶는 다이어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죠. 운동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 쉽게 접근하도록 만든다면 시장에서 승산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초기 테스트에서 반응이 좋자 2019년 사업화에 나섰습니다."
Q. 운동앱은 진입장벽이 높은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입니다. 2019년 인수한 운동기구 유통회사 365위더스와 시너지를 내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었죠. 자체 데이터에 따라 운동효과를 보려면 운동기구를 쓰는것이 효과적이라고 나왔습니다. 콰트를 구매하면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기구를 보내주고, 콘텐츠도 TV와 모바일로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펠로톤, 미러와 비슷하네요.
"'펠로톤'이 자전거 머신에 디스플레이를 단 하이엔드 기구라면, 콰트는 소도구로 차별화 했습니다. 1인 가구가 살고 있는 공간은 미국보다 훨씬 좁기 때문입니다. 바로폼, 케틀벨, 하프짐볼, 써클링 등을 통해 사람들이 부담 없이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게끔 했습니다."Q. 지속적인 운동이 관건이군요.
"이번달 운동을 신청해서 다음달에 다시 찾는 재방문율이 80%에 달합니다. 어떤 운동기구를 쓸 때 사람들이 오래할지 연구를 했습니다. 운동기구도 무료로 보내주죠. 앱에서 자체 플레이어도 있습니다. 강의 중 어떤 콘텐츠가 오래 보는지, 어떤 콘텐츠에서 중간에 멈추는지를 파악했습니다. 운동 종류와 카메라 각도 등이 원인이었습니다. 피드백을 통해 서비스 재방문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Q. 여성 유저를 적극 공략했습니다.
"타킷층 고민이 많았습니다. 남성들은 축구, 농구 등 스포츠를 즐기거나 헬스장에서 일명 쇠질을 하는 등 운동이 이미 일상화되어 있죠. 반면 여성들은 1주일에 1회도 운동을 안하는 사람이 85%에 달합니다. 여성들은 다이어트가 지상 최대 과제입니다. 운동 빼고 먹는 것 굶는 것만 하더군요. 이들을 운동하게끔 만드는 것이 숙제죠. 운동 난이도도 조금만 어려워져도 중도에 포기합니다. 적절한 난이도 조절이 관건이었습니다. 주로 바쁜 직장인과 출산후 산모와 같은 집에서 간단히 운동을 하는 분들이 타깃을 삼았습니다."
Q. 인기 있는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가장 핫한 프로그램은 필라테스 입니다. 상위 톱3가 전부 필라테스죠. 최고 인기 강사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빅씨스와 필라테스 전문가 김미구스입니다. 빅씨스는 유산소 커리큘럼으로 높은 리텐션(꾸준히 운동하는 유저 비율)을 보이고, 김미구스는 콰트 내 누적 조회수 1위에 달하는 인기 코치입니다. 두 코치의 만족도는 90% 이상으로 완강률도 높죠.."Q. 인플루언서 확보가 중요하겠군요.
"컨텐츠 스튜디오를 구축해 강사들과 콘텐츠 제작 초기부터 콘텐츠를 함께 구성하고 있습니다. 사전 리허설을 통해 유저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죠. 콘텐츠 노하우와 영향력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운동 인플루언서와 코치들도 콰트의 가장 중요한 고객입니다. 그들과의 관계 유지를 잘해야 하죠. "Q. 통합 버티컬 운동 플랫폼이 목표라고요.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구독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도록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의 변화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야 하죠. 스마트 체중계와 연동해 매일 매달 앱에 기록이 됩니다. 바이오 정보도 등록해 운동에 따른 변화를 유저들이 느낄 수 있게 했죠. 앞으로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식단과 정보들을 나눌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홈트를 넘어 건강과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Q. 헬스케어는 도전적인 시장인데요.
"의식주 시장은 이미 선두 플랫폼들이 통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건강시장은 1등 플랫폼이 없죠. 모바일에서도 아직 비어 있는 시장입니다. 인간의 본능 중에서 운동은 쉽지 않기 때문이죠.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Q. 경쟁사들이 많습니다.
"하드웨어 운동기구에 집중하는 운동 플랫폼 등이 있지만 저는 하이엔드는 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과감한 투자를 하기에는 아직 홈트 시장이 대중화가 안됐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쉽게 작은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소도구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프라인은 투자비용이 상당히 크고 확장성 떨어집니다. 반면에 온라인은 모바일 연결하면 바로 운동 가능하죠. 온라인+여성+소도구가 사업의 핵심입니다. 홈트 시장이 커지면 오프라인 진출도 계획중입니다."Q. 코로나 이후 홈트가 시들해졌나요.
"코로나 이전과 이후 데이터는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물론 집에서 운동하는 것이 답답할 수 있습니다. 결국 콘텐츠가 핵심입니다. 온라인 먼저 확장해 1등 기업이 된 후 오프라인과 연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년간 쌓은 데이터로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콘텐츠와 운동기구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홈트는 대기업도 노리는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작고 기민하고 정확하게 접근하려고 노력중입니다."
Q. 새해 목표는 무엇인가요.
"최근 시리즈B 브릿지 투자를 받았습니다. 실탄은 콰트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새로운 운동기구 설계와 개발중입니다. 비즈니스 모델도 추가적으로 테스트 중입니다. 앱 안에 스토어를 입점 시켜 오늘의집 같은 B2B2C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올해 경제상황이 어렵습니다. 모든 스타트업들이 긴장중이죠. 사용자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찾아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기업만 살아남을 것입니다. 제2의 창업을 하는 기분으로 사업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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