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64km로 부딪힌 아이오닉 5…운전자 멀쩡하고 화재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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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안전평가 현장 공개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2일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충돌 안전평가 현장을 공개했다. 최근 잇따르는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내수와 수출 차량의 설계 및 안전 사양에 차이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현대차그룹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뒷좌석 女인체 모형도 안전
"내수·수출 차량 차이 없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취재진이 참관한 가운데 아이오닉 5를 시속 64㎞로 전면의 40%를 100t의 변형벽에 충돌시켰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충돌 평가에 포함된 항목이다. 충돌 이후 연구원들과 취재진이 아이오닉 5의 상태를 관찰했는데, 운전석의 남성 인체 모형과 뒷좌석의 여성 인체 모형 모두 안전했다.차량 전면부가 충격을 흡수해 내부 대시보드는 멀쩡했고, 문 4개와 트렁크도 정상 작동했다. 유리창도 금이 갔지만 깨지지 않았다. 배터리 역시 파손되지 않았고, 화재 없이 충돌에 따른 연기만 났다. 지난해 시속 100㎞ 안팎으로 달리다가 충돌해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의 주행 속도에 미치진 못하지만, 일정 속도 내에서 아이오닉 5의 안전성을 재확인했다.
현대차그룹은 내수차와 수출차를 동일하게 설계하고 있으며, 안전 사양에 차이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이 수출용 차량의 강판 등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의혹이 많았다. 최근에도 미국에서 아반떼N이 91m 아래로 추락했지만, 운전자가 안전했다는 소식에 ‘수출용이라 그렇다’는 근거 없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대차그룹이 2015년 내수용과 수출용 쏘나타를 ‘차대차’ 충돌시키는 실험도 했음에도 이 같은 낭설은 꾸준히 나왔다.
이영호 현대차그룹 차체설계2팀장은 “과거엔 내수차와 수출차의 안전 사양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2011년부터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이를 구분해 생산하는 게 비용이 더 들고, 관리도 어렵다”고 강조했다.현대차그룹은 충돌 시험 전 컴퓨터를 통해 ‘버추얼 시뮬레이션’으로 차종당 평균 3000회 이상 충돌 해석 과정을 거친다. 이후 실제 사고를 재현한 충돌 시험을 차종당 100여 차례 진행한다. 이 덕분에 지난해 IIHS 평가에서 총 26개 차량이 최고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 또는 바로 아래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TSP)’을 획득해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에서 “품질과 안전이라는 기본적인 약속을 지킬 때 고객도 우리를 믿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화성=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