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문 여는 순간부터 안전·편리·간결 마음 잡은 첨단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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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빠르게 진화하는 자동차자동차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동이라는 1차원적 목적에 충실했지만, 지금은 소비자의 여러 요구에 대응하는 일종의 ‘디바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자동차의 이런 진화 과정에도 엄연히 트렌드가 있다는 것이다. 첨단 사양을 빠짐없이 추가하되, 편의 및 효율 측면을 고려해 형태나 구성을 간결하게 다듬어야 고객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주간주행등, 핵심 디자인 요소로 발전하다
현대자동차그룹뿐 아니라 최근 출시된 신차에 적용된 LED 주간주행등은 과거 ‘차폭등’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과거 자동차와 최신 자동차의 외관상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바로 등이다. 가령 자동차 전면부 양쪽에 적용됐던 차폭등은 이제 주간주행등이 대체하고 있다. 본래 차폭등은 야간에 차량의 위치와 너비를 알리는 등화 장치다. 과거에는 방향지시등이나 헤드램프의 약한 불빛이 차폭등으로 기능했으나 최근에는 LED 주간주행등이 이 역할을 대신한다. 현대차 투싼의 파라메트릭 쥬얼 히든 램프는 평소 그릴의 일부처럼 보이지만, 엔진 시동을 켰을 때는 주간주행등으로 변한다.법규 변화에 따라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차량이 주간주행등을 장착하게 됐다. 그러면서 주간주행등은 차량의 인상을 결정짓는 디자인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차량 식별이라는 고유의 기능을 유지한 채 브랜드나 모델을 상징하는 장치로 발전한 것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주간주행등을 전면부 디자인의 핵심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예컨대 현대차의 전기 세단 아이오닉 6의 파라메트릭 픽셀 라이트에 적용된 주간주행등은 섬세한 조형과 빛의 연출에 신경을 썼다. 현대차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공통적인 디자인 특징으로, 라인업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매개체 역할로도 활용된다. 새롭게 선보인 ‘디 올 뉴 그랜저’의 주간주행등 역시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 요소 중 하나다. 끊임없이 연결된 수평형 LED 램프는 그랜저의 고급스럽고 강건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수단이다. 기아 K8의 주간주행등인 스타 클라우드 라이팅 역시 정교한 다이아몬드 패턴을 바탕으로 다른 차량에서는 볼 수 없던 신선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디지털 키, 차량 진입부터 시동까지 키 없이 간편하게 해결
과거의 자동차는 열쇠를 넣고 돌려 차에 타고, 엔진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실물의 키를 소지하고 사용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 자동차 키는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1990년대엔 리모컨 키 보급으로 차량 진입이 한결 편리해졌다. 이후에 등장한 스마트 키는 키를 조작하지 않아도 차량 진입 및 엔진 시동이 가능한 형태로 발전했다. 최근엔 편리한 사용성은 물론 차량 보안 성능까지 우수한 자동차 키 시스템이 속속 나오고 있다.현대차그룹의 디지털 키엔 스마트폰, 스마트 워치, 지문 인식 기능 등이 적용됐다. 현대차그룹의 차량은 첨단 기술이 접목된 자동차 보안 사양으로 한층 편리한 키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가령 ‘디 올 뉴 그랜저’는 ‘디지털 키 2’로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운전자 환경을 제공한다. 디지털 키 2는 최신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워치로 도어 잠금·해제 및 엔진 시동이 가능하다. 또한 디지털 클러스터 옆에 자리한 실내 지문인증 시스템은 지문 인식만으로 엔진 시동과 주행을 할 수 있다. 차량을 운행하기 위해 실물의 키를 소지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제네시스는 한층 진보한 ‘페이스 커넥트’ 기능으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선사한다. 제네시스 전기차 GV60를 통해 처음 소개된 페이스 커넥트는 B필러(앞뒤 문 사이의 기둥)에 마련된 안면 인식 센서가 사전에 등록된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키 없이도 도어를 열고 잠글 수 있다.
또 안면 인식으로 운전석 시트 및 스티어링 휠의 위치,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인포테인먼트 설정 등을 개인 프로필과 연동해 운전자 환경을 편리하게 조성한다.
○현대차 아이오닉 6의 디지털 사이드미러
사이드미러는 운전자가 차량의 후·측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차량 외부에 장착한 거울을 말한다. 1911년 자동차에 거울을 최초로 적용한 이후 현대의 거의 모든 자동차에서 볼 수 있는 필수 장비다. 하지만 최근 일부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는 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를 활용하는 이른바 ‘미러리스(Mirrorless)’ 차량을 선보이고 있다.현대차그룹 역시 전동화 모델을 중심으로 디지털 사이드미러(DSM)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대표적 전동화 모델인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GV60 등이 고화질 카메라와 OLED 모니터를 활용한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제공한다.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넓은 각도의 후·측방 시야가 특징이다. 기존 사이드미러보다 11도 넓은 시야각으로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 차로 변경 보조선 표시 기능으로 보다 안전한 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부피를 최소화해 전방 시야 개선 및 주행풍 소음 감소에도 일조한다.스티어링 휠(운전대)은 차량의 주행 방향을 제어하는 필수 장치다. 운전자와 가장 가깝고, 운전자 손이 항상 닿아 있는 까닭에 크기와 형상을 바꾸고 각종 버튼을 더하는 등 안전과 편의 위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운전자와 소통하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인테리어 디자인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최근 출시된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와 아이오닉 6의 스티어링 휠에도 이런 트렌드가 담겨 있다. 두 차량은 스티어링 휠 중앙(에어백 커버)에 적용된 LED 조명으로 눈길을 끌었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엠블럼이 위치하는 자리에 4개의 LED 조명으로 구성된 인터랙티브 라이트를 적용하는 파격적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인터랙티브 라이트(Interactive Light)는 미래 지향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은 물론 주행 상태나 기능 작동에 따라 다양하게 점등하며 운전자와 교감한다. 운전자는 LED 조명을 통해 차량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다양한 기능을 다룰 때도 작동 여부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이처럼 자동차는 최신 기술을 통해 한층 편리하고, 간결하게 발전하고 있다. 레버 형태의 핸드 브레이크를 대체하는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기어 레버를 대체하는 다이얼 또는 버튼식 SBW(Shift By Wire) 역시 진화의 흔적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바뀌고 있다. 기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종이(Jong-e) GUI(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EV6의 디스플레이에 매끄럽게 연결되는 검은색 바탕에 종이 형태에서 볼 수 있는 얇고 부드러운 느낌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객체와 배경을 구분할 때 그림자만 이용해 돌출된 영역을 표현함으로써 볼륨감과 생동감을 강조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는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최신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능이다. 디 올 뉴 그랜저의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항목은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기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범위에 포함된 엔진 제어, 변속기 제어, 파워 시트 모듈 등뿐 아니라 빌트인 캠 2 및 무드램프와 같은 다양한 편의 사양도 알아서 업데이트된다.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가 소비자의 안전과 편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고객 중심의 혁신적인 이동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편의 및 안전 기술 개발에 매진할 것이다.
김형규 기자/도움말=현대차그룹 HMG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