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시도 도밍고 또 성추문…"주머니에 손 넣으려" 폭로

익명 여성 가수 스페인TV에 '그림자' 출연…"2000년대 초반 극장서 성추행 시도"
오페라 거장으로 군림하다 성추문으로 몰락한 플라시도 도밍고(82)가 또다른 성추행 폭로에 휩싸였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익명의 한 여성 오페라 가수는 이날 스페인 TV에 그림자 모습으로 출연해 2000년대 초반 한 극장에서 도밍고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당시 리허설을 마치고 도밍고가 "당신의 예쁜 주머니 중 하나에 내 손을 넣어도 되겠냐"고 말했으며, 이에 불쾌함을 느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때 수를 놓은 뒷주머니가 달린 바지를 입고 있었다"면서 "만약 내가 '노'라고 답한다면 후폭풍이 있을 것이고, '예스'라고 말하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싫다"고 말했다.이 여성은 그러나 윗선이나 당국에 도밍고를 신고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그는 도밍고다. 그는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이 여성은 다른 상황에서 도밍고가 자신에게 키스를 하려고 시도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과 관련해 도밍고 측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앞서 세계 3대 테너로 불리며 오페라 거물로 행세하던 도밍고는 2019년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불거지면서 명성이 곤두박질쳤다.

2020년 미국 오페라 노조(AGMA) 조사에서 가수, 댄서, 음악가, 무대 인력 등 30여명이 과거 30년에 걸쳐 도밍고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당했거나 이를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도밍고는 논란 직후 사과 성명을 냈다가 이후 입장을 번복하고 어떤 혐의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도밍고는 성추문 여파로 미국, 스페인 등에서 줄줄이 공연을 취소 당했으며, 유럽으로 건너가 활동을 이어가다가 지난해 8월 이탈리아 공연에서는 오케스트라 단원에게 기립 박수를 거부당하는 굴욕을 겪었다.

도밍고는 앞서 지난해 1월 스페인 매체 인터뷰에서 누구에게도 성추행을 저지른 적이 없으며, 자신이 침묵을 지켰기 때문에 여론의 심판대에 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