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화재 현장 들어가 주민 구한 경주시민

화재 현장에서 불길을 뚫고 같은 마을 주민을 구한 경북 경주시민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눈길을 끈다.

16일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10시 30분쯤 경주 내남면 덕천리에서 주택을 수리하던 손수호(70)씨는 같은 마을에서 검은 연기와 화염이 솟는 장면을 보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외부 창고에서 시작된 불길이 벽을 타고 2층짜리 주택으로 번지고 있었다.

80대 집주인이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 것을 막던 손씨는 "할머니가 집 안에 있다"란 이웃들 웅성거림을 듣고 즉시 입과 코를 가리고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당시 현관문까지 불길에 번져 반대편 창문을 부수고 나서야 집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천장까지 불길이 번진 가운데 그는 거실 바닥에 쓰러진 할머니를 발견한 뒤 곧바로 등에 업고 무사히 빠져나왔다.

불은 1시간 30여분 만에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꺼졌다.

연기를 마신 집주인 부부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손씨도 팔과 얼굴에 1도 화상을 입어 치료 중이다.

그는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주시는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서 손씨의 희생과 용기를 높이 사 의사상자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절차를 밟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이웃을 자신보다 먼저 생각하는 시민 정신은 우리 공동체의 가장 숭고한 가치"라며 "이를 실천한 손수호씨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