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초 9일째 거침없는 랠리…"실적·경기가 변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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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수·긴축국면 정점 기대·중국경제 반등 기대가 배경
"기업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추가 상승 지속" 증권팀 = 계묘년(癸卯年)을 맞아 경기부진 전망에도 연초부터 호재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주가가 거침없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향후 지속적인 상승에 대한 확인을 가지려면 실적 개선과 물가 안정 등 국내외 경기를 둘러싼 거시 변수의 안정세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16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9거래일째 상승세를 보이며 전 거래일보다 13.77포인트(0.58%) 오른 2,399.8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장중 지수는 지난해 12월 14일(2,400.18) 이후 한 달여만에 2,400을 넘어 2,410까지 올랐다가 장 후반 차익매물에 상승폭을 일부 줄였다. 새해 들어 코스피는 첫날과 이튿날 약세를 보이면서 2,200을 내줬지만 이내 반등해 9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9일 연속 상승은 2020년 8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 지수는 작년 말과 비교해 7.3% 올랐다. 올해 외국인이 1조8천억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내놓은 매물을 받아냈다.
연초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채권은 물가 위험이 약화한 데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덕분에 동반 랠리를 펼치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6.0원 내린 1,235.3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작년 4월 18일(1,234.4원) 이후 최저치다.
무엇보다 국내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외국인의 저점 매수,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완화와 정책 금리 인상 마무리, 중국 경제 재개 기대감이 꼽힌다.
우선 미국 물가상승률이 둔화하자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고,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가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도 한층 풀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달보다 6.5% 올라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소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이 0.25%포인트(p)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이후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이 살아났다"며 "미국 CPI도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연말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될 거라는 기대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또 "국내에서도 신용 경색 우려가 완화하고 시장 금리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중국의 위드코로나(경제 활동 재개) 전환 기대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증시 상승 원인으로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감을 꼽으면서 "물가가 고점을 지났다는 신호, 고용상황이 견조해 경제가 탄탄하다는 안도감을 줬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글로벌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여지는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모두 호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최소한 베이비스텝(한 번에 0.2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전환되거나 이르면 3월 회의를 기점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커지는 점은 채권과 주식시장에서 모두 호재로 선반영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증시 상승세가 계속될지에는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주가가 계속 오르려면 인플레이션 위험 소멸, 기업 실적 회복과 같은 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상승이 경기 확장이나 기업 실적 호전 등이 뒷받침된 게 아니라 통화정책 기조 완화, 환율 안정 등 기존 악재가 줄면서 반응하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며 "가격 반등에 앞서나가는 기대를 하게 되면 투자자들의 혼선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증권 유 팀장도 "성장 부진 속에 기업 실적 둔화도 현실화할 것"이라며 "금융시장이 안정되려면 실적이 개선돼야 하지만 낙관하기 어려워 최근 (주가 상승) 분위기가 지속력을 갖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코스피가 단기간에 2,500∼2,600선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교보증권 김 센터장은 "현재 위치가 적정 수준으로, 작년 말 비관적인 쏠림 현상이 정상화한 정도"라며 "코스피가 2,500이나 2,600까지 가기 위한 내용(호재)이 등장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500, 2,600을 향해 가기 위해서는 추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상향과 실적 전망 상향이 필요하다"며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면 추가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미국 CPI 상승률 둔화로 투자자들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지만, 추가로 채권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은 작다"면서 "실적 전망이 추가로 낮아지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되면서 주가 상승을 제어하고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56% 감소한 19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새해 들어 주식 매수에 나선 외국인이 다시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대신증권의 이 연구원은 또 "중국 경제가 회복보다 둔화,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중국 소비 관련주는 물론 위안화, 원화 강세 압력도 일정부분 되돌려질 것"이라며 "기대감이 약해지고 달러 대비 원화가 약세 반전한다면 수급은 얼마든지 반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채권 가격과 주가의 동반 랠리가 무한정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경기 사이클이 완만한 침체나 둔화로 마무리할지 침체 국면에 진입할지에 금리와 주가 방향성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 들지 여부가 채권 가격과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키"라고 덧붙였다. (윤선희 배영경 채새롬 송은경 기자)
/연합뉴스
"기업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추가 상승 지속" 증권팀 = 계묘년(癸卯年)을 맞아 경기부진 전망에도 연초부터 호재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주가가 거침없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향후 지속적인 상승에 대한 확인을 가지려면 실적 개선과 물가 안정 등 국내외 경기를 둘러싼 거시 변수의 안정세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16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9거래일째 상승세를 보이며 전 거래일보다 13.77포인트(0.58%) 오른 2,399.8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장중 지수는 지난해 12월 14일(2,400.18) 이후 한 달여만에 2,400을 넘어 2,410까지 올랐다가 장 후반 차익매물에 상승폭을 일부 줄였다. 새해 들어 코스피는 첫날과 이튿날 약세를 보이면서 2,200을 내줬지만 이내 반등해 9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9일 연속 상승은 2020년 8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 지수는 작년 말과 비교해 7.3% 올랐다. 올해 외국인이 1조8천억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내놓은 매물을 받아냈다.
연초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채권은 물가 위험이 약화한 데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덕분에 동반 랠리를 펼치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6.0원 내린 1,235.3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작년 4월 18일(1,234.4원) 이후 최저치다.
무엇보다 국내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외국인의 저점 매수,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완화와 정책 금리 인상 마무리, 중국 경제 재개 기대감이 꼽힌다.
우선 미국 물가상승률이 둔화하자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고,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가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도 한층 풀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달보다 6.5% 올라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소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이 0.25%포인트(p)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이후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이 살아났다"며 "미국 CPI도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연말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될 거라는 기대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또 "국내에서도 신용 경색 우려가 완화하고 시장 금리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중국의 위드코로나(경제 활동 재개) 전환 기대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증시 상승 원인으로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감을 꼽으면서 "물가가 고점을 지났다는 신호, 고용상황이 견조해 경제가 탄탄하다는 안도감을 줬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글로벌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여지는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모두 호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최소한 베이비스텝(한 번에 0.2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전환되거나 이르면 3월 회의를 기점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커지는 점은 채권과 주식시장에서 모두 호재로 선반영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증시 상승세가 계속될지에는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주가가 계속 오르려면 인플레이션 위험 소멸, 기업 실적 회복과 같은 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상승이 경기 확장이나 기업 실적 호전 등이 뒷받침된 게 아니라 통화정책 기조 완화, 환율 안정 등 기존 악재가 줄면서 반응하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며 "가격 반등에 앞서나가는 기대를 하게 되면 투자자들의 혼선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증권 유 팀장도 "성장 부진 속에 기업 실적 둔화도 현실화할 것"이라며 "금융시장이 안정되려면 실적이 개선돼야 하지만 낙관하기 어려워 최근 (주가 상승) 분위기가 지속력을 갖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코스피가 단기간에 2,500∼2,600선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교보증권 김 센터장은 "현재 위치가 적정 수준으로, 작년 말 비관적인 쏠림 현상이 정상화한 정도"라며 "코스피가 2,500이나 2,600까지 가기 위한 내용(호재)이 등장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500, 2,600을 향해 가기 위해서는 추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상향과 실적 전망 상향이 필요하다"며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면 추가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미국 CPI 상승률 둔화로 투자자들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지만, 추가로 채권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은 작다"면서 "실적 전망이 추가로 낮아지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되면서 주가 상승을 제어하고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56% 감소한 19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새해 들어 주식 매수에 나선 외국인이 다시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대신증권의 이 연구원은 또 "중국 경제가 회복보다 둔화,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중국 소비 관련주는 물론 위안화, 원화 강세 압력도 일정부분 되돌려질 것"이라며 "기대감이 약해지고 달러 대비 원화가 약세 반전한다면 수급은 얼마든지 반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채권 가격과 주가의 동반 랠리가 무한정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경기 사이클이 완만한 침체나 둔화로 마무리할지 침체 국면에 진입할지에 금리와 주가 방향성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 들지 여부가 채권 가격과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키"라고 덧붙였다. (윤선희 배영경 채새롬 송은경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