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수렁 빠진 테슬라, 결국 가격 인하…현대-기아 동반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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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최대 20%에 달하는 가격 인하를 발표하면서 상승세를 보이던 현대차·기아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가격 경쟁 심화 우려가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현대차는 1.48% 내린 16만6500원 거래를 마쳤다. 기아도 1.07% 하락하면서 6만4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테슬라가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대표 모델의 판매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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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미국에서 모델3·모델S·모델Y·모델X의 판매가를 6~20% 내렸다.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모델3와 모델Y 가격을 1~17% 인하했다. 전기차 수요가 줄면서 재고가 늘어난 영향이다. 가격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면서 지난 13일(현지시간) GM, 포드 등 미국 완성차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자산운용사 구겐하임이 테슬라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하자 한때 주가는 6%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며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속 반발 매수세가 유입돼 낙폭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가격 경쟁 우려가 있어도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을 고려하면 완성차 업체의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을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부터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 하락세가 본격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수에선 고마진 차종 비중이 증가했고, 전체 판매량에서도 미국 지역 비중이 늘어난 점이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의 성숙도를 고려하면 가격 경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유 연구원은 "메이저 플레이어의 가격 인하를 통해 경쟁구도가 빠르게 변화될 수 있는 성숙시장과 비교하면 전기차 시장은 경쟁구도가 다르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