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선을 넘는' 한국의 캐릭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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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기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EBS 하면 무슨 캐릭터가 떠오르는가? ‘뚝딱이’나 ‘방귀대장 뿡뿡이’, ‘뽀로로’를 언급하기도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남극에서 온 EBS의 펭귄 연습생, ‘펭수’를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 같다. 펭수는 기존 EBS의 착하고 모범적인 캐릭터를 벗어나 당돌하고 솔직한 이른바 ‘선을 넘는’ 모습을 보이며 기존 EBS 시청층인 ‘어린이’뿐만 아니라 EBS를 보고 자란 2030 ‘어른이’들까지 포섭할 수 있었다. 펭수 외에도 최근 다양한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캐릭터가 늘고 있다.
최근에 뽀로로의 캐릭터 ‘루피’를 재해석한 ‘잔망루피’를 만났다. 백화점 입구에 팝업스토어가 생겼기 때문이다. 어린이만 좋아할 줄 알았던 공간에 성별,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이런 ‘펭수’ ‘잔망루피’와 같은 캐릭터는 TV와 유튜브 등 방송 영상을 통해 왕성하게 활동할 뿐만 아니라 그 상표를 활용해 문구, 의류, 가전, 식음료 등 다양한 제품으로 제작·판매되고 있다. 이는 개별 지식재산권(IP) 창출과 활용을 넘어서 복합적인 권리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산업의 혁신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하나의 콘텐츠가 저작권과 상표권을 기반으로 해 다양한 장르 확장과 사업 다각화가 이뤄내는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민간이 창의적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콘텐츠 IP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 됐다.
2021년 우리나라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136조원이고 수출액은 136억달러로 급성장하는 추세다. 이처럼 한류 콘텐츠에 대한 국내외 관심과 인기가 증가하는 가운데 콘텐츠 IP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특허청 등 관계부처와 함께 범정부를 아우르는 제3차 국가지식재산 기본계획(2022~2026)을 수립하고, 핵심 전략으로 ‘신한류 확산을 선도하는 K콘텐츠 육성’과 ‘IP 기반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을 채택했다. 구체적으로는 콘텐츠 IP 확보, 해외 진출 지원, 보호체계 강화 및 인재 양성 등 지원 대책이 종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저작권과 산업재산권을 아우르는 융복합형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지원 대책도 강구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