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지성에게 듣는 반철학…'알랭 바디우 세미나' 출간

프리드리히 니체·자크 라캉 조명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강연을 묶은 '알랭 바디우의 세미나'가 문예출판사를 통해 최근 출간됐다. 알랭 바디우는 철학뿐 아니라 문화, 민주주의, 혁명, 자본주의, 신자유주의에 관해 폭넓게 글을 쓴 프랑스의 대표적 사상가다.

바디우는 1983년부터 2012년까지 20개 주제를 가지고 세미나를 진행해 책으로 선보였다.

그 가운데 성 바울, 프리드리히 니체, 비트겐슈타인, 자크 라캉 등 4명의 '반철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반철학 세미나'가 주목을 받았다. 반철학은 철학에 대한 대항 담론을 의미한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반철학자 4명 가운데 프리드리히 니체와 자크 라캉을 조명한 강연록이다.

'알랭 바디우 세미나: 프리드리히 니체'는 바디우가 1992~1993년에 진행한 세미나를 엮은 책이다. 서구 사유의 역사를 철학과 반철학으로 나누는 바디우는 니체를 '빈곤하지만, 결정적인 반철학의 군주'라 명한다.

니체는 유럽이 플라톤이라는 질병으로부터 치유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대화로서의 철학이라는 플라톤주의를 거부했으며 변증법이 아닌 방식으로 세계를 사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디우는 니체를 급진적이라고 평한다.

구세계의 상징인 서구 기독교적 전통을 완전히 단절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점에서다.

저자는 니체의 반철학 흐름과 의의를 면밀히 살핀 후 현대 철학이 발전하려면 전통적 철학과 그에 대한 반발로 나온 반철학의 유산을 계승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알랭 바디우 세미나: 자크 라캉'은 바디우가 현대 정신분석학의 대가 라캉을 주제로 1994~1995년에 진행한 세미나를 엮은 책이다.

바디우는 라캉의 반철학적 특징을 분석한다.

책에 따르면 라캉은 철학의 진리를 해체하고 이를 '트라우마' '성' '죽음' 악몽' 등으로 대체하려 했던 반철학자였다.

바디우는 라캉의 반철학을 철학에 대한 치료라고 본다.

전통 철학 자체에 대한 거부라기보다는 교조화된 철학자들의 진리에 대한 인식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점에서다.

그는 "진정한 반철학은 늘 누군가를 철학자들로부터 떼어내고, 그를 철학자들의 지배로부터 빼내야 하는 사유의 장치"라고 말한다. ▲ 알랭 바디우 세미나: 프리드리히 니체: 464쪽. 박성훈 옮김.
▲ 알랭 바디우 세미나: 자크 라캉 : 360쪽. 박영진 옮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