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이용객 2000만…허연수 부회장 역발상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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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배송차 빈자리 활용
직원 회의서 아이디어 도출
2019년 시작한 '반값 택배'
작년 이용건수 1000만 돌파
택배를 맡긴 사람과 찾는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감안하면 반값 택배를 이용하기 위해 편의점을 찾은 이용객은 지난해 2000만 명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GS리테일의 설명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반값 택배 이용자가 다른 상품을 추가로 구매한 매출 효과는 연 5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반값 택배의 가격은 무게에 따라 1600~2300원이다. 다른 택배 서비스 가격의 절반에 불과하다. 고객이 문 앞에서 물건을 받는 것이 아니라 편의점까지 가야 하는 수고로움은 있다.
이 자리에서 영감을 받은 허 부회장은 귀국 후 전략 부문 직원들과 물류 플랫폼 개발 회의를 열고 아이디어를 도출했다. 거미줄처럼 깔린 편의점 물류망을 활용한 덕에 GS리테일이 반값 택배를 현실화하는 데 쓴 돈은 1억원 정도의 정보기술(IT) 투자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기존 편의점 택배는 CJ대한통운 등 택배업체를 통하는 방식이라 택배사 파업, 명절 연휴가 있을 경우 배송이 어렵다. 이런 점도 GS25 반값 택배의 이용객을 늘리는 데 한몫했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이 심화한 게 인기의 핵심 요인이 됐다. 택배비를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수요가 늘고, 당근마켓 등을 활용한 중고거래가 급증함에 따라 반값 택배 이용 건수도 함께 늘어났다.
GS25의 선전에 경쟁사인 CU도 ‘끼리택배’라는 대항마를 밀고 있다. 이달 말까지 쿠폰을 적용하면 건당 최저 10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