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필 고려대 안암병원 연구팀 "유방암 항암치료 줄여도 생존률 유지"

4만938명 대상 항호르몬 치료
5년 생존률 90%로 변화 없어
유방암 치료 시 항암화학요법 적용을 줄이고도 생존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승필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 연구팀(사진)은 최근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 교수팀은 2000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유방암학회에 등록된 수술환자 7만5730명의 데이터를 확인했다. 이 중 호르몬수용체 양성 환자 4만938명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했다. 그 결과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는 2000년 80%에서 2018년 20%로 줄었다. 반면 5년 생존율은 90% 이상으로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정 교수는 “유방 검진으로 인한 조기 발견, 항호르몬 치료제의 발전과 누적된 연구, 항암 치료 효과 예측을 위한 유전자 검사법의 발달로 항암 치료를 점차 줄이고 항호르몬 치료만으로도 생존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팀의 논문은 대한외과학회지 2022년 12월호에 게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에 노출될 경우 재발이나 전이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여성호르몬 억제제를 복용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한다. 하지만 항암화학요법은 탈모, 조기폐경, 체형 변화, 구역, 구토 등의 여러 부작용으로 환자들이 두려워하고 있다. 약 20년 사이 항암화학요법이 없어도 유방암 치료가 가능해졌다는 것은 항암 치료를 두려워하는 유방암 환자들에겐 희망적인 소식인 셈이다.

정 교수는 “유방암 환우들이 두려워하는 항암 치료를 최대한 피하면서도 안전한 치료법을 사용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병기가 높고 전이와 재발의 위험이 높은 경우 항암화학요법을 통한 전신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기적인 유방 검진으로 유방암의 조기 발견과 더불어 정확한 치료 방향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고려대 안암병원 유방센터장으로 유방암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진료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