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다양함, 전 세대가 알길"…송골매, 설 연휴 또 한 번 '비행'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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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설 연휴 송골매가 다시 날아 오른다.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본관에서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40년 만의 비행'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편은지 제작 PD를 비롯해 송골매 배철수, 구창모가 참석했다.그간 KBS는 나훈아, 심수봉, 임영웅 등 레전드 뮤지션들과 함께 'KBS 대기획'을 선보여왔다. 올 설 연휴에는 송골매 콘서트를 준비했다.
편은지 제작 PD는 송골매 콘서트를 기획한 의도에 대해 "평소 송골매의 명곡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독보적인 장르라고 생각했다. 주저하지 않고 연출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음악의 장르적 다양성에 주목했다는 그는 "최근 대중음악 흐름을 보면 아이돌 음악과 트로트로 양분화돼있다. 음악적 취향이 다른 장르의 대중음악, 특히 록 음악에 심취된 리스너들도 많을 거라 판단했다. 그분들은 80년대에 청춘을 보냈고, 그 뒤로는 자녀 교육과 가정에 집중하느라 문화적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았나 싶더라.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구성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 역시 시청자인 팬들이 느낄 감정이었다고 했다. 편 PD는 "40년 만의 만남이 두 분에게도 값지지만 같은 자리에서 송골매의 음악을 즐겨 듣고 기다린 팬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송골매 팬들에게도 감동적인 모멘트를 주겠다고 생각하고 기획·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송골매 배철수·구창모는 지난해 약 40년 만에 다시 뭉쳐 전국투어 콘서트를 진행했다. 지난 한 해를 '설렘', '행복' 등의 단어로 표현한 두 사람이었다.
구창모는 "배철수 씨와 팀원들이 두 달 이상 모여서 연습했다. 연습할 때만 해도 설렘에 대한 크기가 그렇게 크진 않았는데 공연 당일 큐 사인이 떨어지고 영상이 나오는데 여태껏 내 몸에서 끼쳤던 소름 중에 가장 큰 소름이 끼쳤다"고 털어놨다.이어 "그만큼 흥분됐다. 첫날 공연은 흥분 200%, 긴장 200%였다. 내가 어떻게 걸어 나가서 공연했는지 기억 안 날 정도로 흥분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배철수 역시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너무 복잡했다. 공연하는 내내, 그리고 지난해 하반기 동안 계속 행복했다고 얘기했는데 정말이었다"며 감격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40여년 만에 만나서 공연하는데 너무 일을 크게 벌이는 게 아닌가 싶었다. 작은 규모에서 가족적으로 해야 했는데 공연장도 너무 크고, 객석도 너무 넓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 객석을 가득 채워주신 관객들을 보며 꿈을 꾸고 있나 싶었다. 실감이 잘 안 났다"고 했다.특히 배철수는 해당 전국투어가 뮤지션으로서 무대에 오르는 마지막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번 '40년 만의 비행'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 KBS 설 대기획이 마지막 무대인지 질문이 나오자 "공연할 때도 늘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KBS 방송이 끝인 거다. 나는 다시 음악을 할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내 구창모는 "배철수 씨가 이 얘기를 할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며 "살아 보니 인생과 세상일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이번 공연에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출연해 극 중에서 송골매의 '아득히 먼 곳'을 불렀던 배우 이선균과 '모두 다 사랑하리'를 리메이크해 음원 발매했던 그룹 엑소 수호,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시절부터 송골매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았던 장기하가 게스트로 출연한다.
게스트 섭외에 대해 편 PD는 "외향적으로만 봐도 알겠지만 각자 독보적 매력을 가진 분들이다. 엑소 수호는 송골매의 곡을 리메이크할 정도로 인연이 깊은 팬이었다. 장기하도 '송골매의 직계 후배다', '송골매 없이는 내 음악이 없었다'고 얘기할 정도로 팬이더라"고 전했다.
이어 "가장 의외인 분이 이선균일 거다"면서 "드라마를 감명 깊게 봤다. 드라마 밖으로 감동적인 모멘트를 빼 와서 무대에서 보여준다면 송골매 팬들에게는 더없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 조금 무모하지만, 섭외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선균 씨는 섭외 자체는 반겨줬지만, 본업이 배우라 무대에서 노래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결정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결정한 이후에는 직접 연습용 음원을 요청해 연습할 정도로 열심히 해줬다 나중에 그 이유를 물어보니 친누나가 학창 시절 때부터 송골매의 열성 팬이라더라. 누나와 같은 팬들에게 용기를 내 감동을 주고 싶어 섭외에 응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구창모는 "우리랑은 다른 세대였는데 송골매 노래를 자기 색깔대로 잘 소화해줘서 기쁘게 들었다. 우리도 그 세대에 동화되고 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함께해 준 후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배철수는 "좋아하는 후배들"이라면서도 "KBS에서 송골매만 가지고는 약하다고 본 거다. 대중들에게 소구력이 있는 가수들을 섭외해야겠다고 생각한 거 아니겠느냐"고 장난스레 말해 웃음을 안겼다.
편 PD와 송골매가 '40년 만의 비행'으로 꿈꾸는 건 음악을 매개로 한 '세대 간 소통', '통합' 등이었다.
배철수는 "라디오 DJ를 하면서 불만이었던 게 각 음악 장르가 다 좋은데 젊은 친구들이 보기에 우리 아버지·어머니 세대들은 무조건 트로트만 좋아한다고 오해할 수 있는 거다. 사실 우리 세대가 가장 록 음악을 많이 들었던 세대"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모이는 명절에 젊은 세대들은 '우리 부모 세대들이 저런 음악을 들었구나'라고 살펴주길 바란다. 또 우리 세대들은 자식들에게 '우리가 너네보다 음악을 다양하게 들었다'는 걸 자랑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음악은 음식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 있지 않냐. 그게 평양냉면일 수도 있고, 카레나 김치찌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음식이 그것만 있는 건 아니지 않냐. 음악도 장르가 마찬가지"라고 했다.
"대한민국에 다양한 음악이 있다는 걸 모든 세대가 알아줬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꼭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40년 만의 비행'은 오는 21일 방송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본관에서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40년 만의 비행'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편은지 제작 PD를 비롯해 송골매 배철수, 구창모가 참석했다.그간 KBS는 나훈아, 심수봉, 임영웅 등 레전드 뮤지션들과 함께 'KBS 대기획'을 선보여왔다. 올 설 연휴에는 송골매 콘서트를 준비했다.
편은지 제작 PD는 송골매 콘서트를 기획한 의도에 대해 "평소 송골매의 명곡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독보적인 장르라고 생각했다. 주저하지 않고 연출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음악의 장르적 다양성에 주목했다는 그는 "최근 대중음악 흐름을 보면 아이돌 음악과 트로트로 양분화돼있다. 음악적 취향이 다른 장르의 대중음악, 특히 록 음악에 심취된 리스너들도 많을 거라 판단했다. 그분들은 80년대에 청춘을 보냈고, 그 뒤로는 자녀 교육과 가정에 집중하느라 문화적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았나 싶더라.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구성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 역시 시청자인 팬들이 느낄 감정이었다고 했다. 편 PD는 "40년 만의 만남이 두 분에게도 값지지만 같은 자리에서 송골매의 음악을 즐겨 듣고 기다린 팬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송골매 팬들에게도 감동적인 모멘트를 주겠다고 생각하고 기획·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송골매 배철수·구창모는 지난해 약 40년 만에 다시 뭉쳐 전국투어 콘서트를 진행했다. 지난 한 해를 '설렘', '행복' 등의 단어로 표현한 두 사람이었다.
구창모는 "배철수 씨와 팀원들이 두 달 이상 모여서 연습했다. 연습할 때만 해도 설렘에 대한 크기가 그렇게 크진 않았는데 공연 당일 큐 사인이 떨어지고 영상이 나오는데 여태껏 내 몸에서 끼쳤던 소름 중에 가장 큰 소름이 끼쳤다"고 털어놨다.이어 "그만큼 흥분됐다. 첫날 공연은 흥분 200%, 긴장 200%였다. 내가 어떻게 걸어 나가서 공연했는지 기억 안 날 정도로 흥분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배철수 역시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너무 복잡했다. 공연하는 내내, 그리고 지난해 하반기 동안 계속 행복했다고 얘기했는데 정말이었다"며 감격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40여년 만에 만나서 공연하는데 너무 일을 크게 벌이는 게 아닌가 싶었다. 작은 규모에서 가족적으로 해야 했는데 공연장도 너무 크고, 객석도 너무 넓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 객석을 가득 채워주신 관객들을 보며 꿈을 꾸고 있나 싶었다. 실감이 잘 안 났다"고 했다.특히 배철수는 해당 전국투어가 뮤지션으로서 무대에 오르는 마지막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번 '40년 만의 비행'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 KBS 설 대기획이 마지막 무대인지 질문이 나오자 "공연할 때도 늘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KBS 방송이 끝인 거다. 나는 다시 음악을 할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내 구창모는 "배철수 씨가 이 얘기를 할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며 "살아 보니 인생과 세상일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이번 공연에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출연해 극 중에서 송골매의 '아득히 먼 곳'을 불렀던 배우 이선균과 '모두 다 사랑하리'를 리메이크해 음원 발매했던 그룹 엑소 수호,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시절부터 송골매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았던 장기하가 게스트로 출연한다.
게스트 섭외에 대해 편 PD는 "외향적으로만 봐도 알겠지만 각자 독보적 매력을 가진 분들이다. 엑소 수호는 송골매의 곡을 리메이크할 정도로 인연이 깊은 팬이었다. 장기하도 '송골매의 직계 후배다', '송골매 없이는 내 음악이 없었다'고 얘기할 정도로 팬이더라"고 전했다.
이어 "가장 의외인 분이 이선균일 거다"면서 "드라마를 감명 깊게 봤다. 드라마 밖으로 감동적인 모멘트를 빼 와서 무대에서 보여준다면 송골매 팬들에게는 더없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 조금 무모하지만, 섭외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선균 씨는 섭외 자체는 반겨줬지만, 본업이 배우라 무대에서 노래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결정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결정한 이후에는 직접 연습용 음원을 요청해 연습할 정도로 열심히 해줬다 나중에 그 이유를 물어보니 친누나가 학창 시절 때부터 송골매의 열성 팬이라더라. 누나와 같은 팬들에게 용기를 내 감동을 주고 싶어 섭외에 응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구창모는 "우리랑은 다른 세대였는데 송골매 노래를 자기 색깔대로 잘 소화해줘서 기쁘게 들었다. 우리도 그 세대에 동화되고 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함께해 준 후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배철수는 "좋아하는 후배들"이라면서도 "KBS에서 송골매만 가지고는 약하다고 본 거다. 대중들에게 소구력이 있는 가수들을 섭외해야겠다고 생각한 거 아니겠느냐"고 장난스레 말해 웃음을 안겼다.
편 PD와 송골매가 '40년 만의 비행'으로 꿈꾸는 건 음악을 매개로 한 '세대 간 소통', '통합' 등이었다.
배철수는 "라디오 DJ를 하면서 불만이었던 게 각 음악 장르가 다 좋은데 젊은 친구들이 보기에 우리 아버지·어머니 세대들은 무조건 트로트만 좋아한다고 오해할 수 있는 거다. 사실 우리 세대가 가장 록 음악을 많이 들었던 세대"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모이는 명절에 젊은 세대들은 '우리 부모 세대들이 저런 음악을 들었구나'라고 살펴주길 바란다. 또 우리 세대들은 자식들에게 '우리가 너네보다 음악을 다양하게 들었다'는 걸 자랑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음악은 음식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 있지 않냐. 그게 평양냉면일 수도 있고, 카레나 김치찌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음식이 그것만 있는 건 아니지 않냐. 음악도 장르가 마찬가지"라고 했다.
"대한민국에 다양한 음악이 있다는 걸 모든 세대가 알아줬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꼭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40년 만의 비행'은 오는 21일 방송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