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압박 부담됐나…손태승 회장, 연임 도전 포기

임추위 회의 앞두고 용퇴 결정
"금융권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연임을 포기했다. 금융당국의 사퇴 압박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을 감안해 용퇴를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 회장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우리금융 회장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입장문은 이날 오후 비공개로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앞두고 나왔다. 임추위에선 우리금융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을 결정하기로 돼 있었다. 손 회장은 “임추위에서 완전 민영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그룹의 발전을 이뤄갈 능력 있는 후임 회장을 선임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우리금융 안팎에선 당국의 압박이 손 회장의 거취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국은 손 회장이 우리은행장 시절 발생한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인 문책 경고를 확정했다. 문책 경고를 받으면 3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금지돼 연임이 불가능하다. 연임에 도전하려면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손 회장의 중징계와 관련해 “최고경영자(CEO)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금융위원회가 여러 차례 논의해 결론 내린 사안”이라고 했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손 회장을 제외하고 인선 절차를 진행했다. 금융권에선 10여 명이 후보로 거론된다. 현직에선 이원덕 우리은행장(60)과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61)이 하마평에 올랐다. 내부 출신으로는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59)과 박영빈 건설공제조합 이사장(68), 남기명 전 우리은행 총괄부문장(64), 장안호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62),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66),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63)이 주목받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63),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68)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임추위는 오는 27일 2차 회의를 열고 2~3명의 2차 후보군을 추린 뒤 다음달 최종 후보를 선임할 계획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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