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으로 돌아오는 임동혁…"음악으로 마음 치유되길 바라"

피아니스트 임동혁. /크레디아 제공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서 처음으로 팬덤을 만들어낸 피아니스트 임동혁(39·사진)이 쇼팽 레퍼토리를 들고 청중과 만난다. 다음 달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리사이틀 무대에서다. 이번 공연에서 임동혁은 쇼팽의 녹턴(Op.27-2), 스케르초 2번, 피아노 소나타 2번과 3번을 차례로 들려줄 예정이다. 임동혁은 18일 "피아노 소나타 2번과 3번은 쇼팽의 기념비적인 걸작이다. 대단한 작품으로 청중을 만나게 돼 마음이 들뜬다"며 공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쇼팽 소나타 2번은 지독하리만큼 비극적이다. 개인적으론 죽음을 모티브로 삼는 악곡이라 생각한다"며 "1악장에서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방황하는 사람, 2악장에서는 괴로움으로 사투를 벌이다 결국 밝은 기억 속에 숨을 거두는 인간을 그리고 있다. 장송행진곡으로 너무나 유명한 3악장과 무덤 위의 바람을 연상시키는 4악장까지, 죽음을 표현하는 철학적인 관점과 해석이 필요한 곡"이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아울러 임동혁은 "쇼팽 소나타 3번은 엄숙하지만 환희의 감정을 일으키는 요소가 담긴 대곡이다. 쇼팽 특유의 피아니즘과 비르투오소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악곡"이라며 "두 개의 소나타 모두 나에게 많은 고민과 고뇌를 안겨준 작품"이라고 했다. 그는 끝으로 "애정이 남다른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만큼 이번 리사이틀에 거는 기대와 욕심이 유독 더 크다"며 "청중이 음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죽음을 접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7살 때 피아노를 시작한 임동혁은 2001년 롱티보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린 연주자다. 200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3위), 2005년 쇼팽 피아노 콩쿠르(3위), 2007년 차이콥스키 콩쿠르(4위) 등 '세계 3대 콩쿠르'를 휩쓰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드물게 10대 때부터 팬덤을 이끈 인물로 임윤찬·조성진에 앞서 '클래식계 아이돌'이란 별칭이 붙은 피아니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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