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는 음식만 파는 슈퍼가 있다?…정체 알고 보니

버려진 비닐봉지를 이용해 만든 가짜 음식이 진열된 식료품점이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 들어섰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은 해당 식료품점의 진열대에는 여러가지 과일과 채소, 고기, 계란, 케이크 등 각종 식료품이 채워졌지만, 모든 품목들은 길거리나 매립지에 폐기된 비닐봉지를 재료로 만들어 먹지 못하는 음식이라고 보도했다.

'플라스틱 백 스토어'(Plastic Bag Store)라는 이름이 붙은 이 가게는 사실 식료품점을 가장한 설치미술 겸 영화 체험 공간이다.

관람객들에게 1회용 플라스틱 제품들의 파괴적인 영향력에 대해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고안됐다.

이번 전시회를 주도한 연출가 겸 영화감독 로빈 프로하르트는 "몇년 전 식료품 매장에서 구입한 식품들을 누군가가 한겹, 두겹, 세겹씩 싸주더라"면서 "그 장면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미 워싱턴DC에 있는 환경연구 단체인 월드워치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미국인이 연간 소비하는 비닐봉지는 1000억개에 달한다.

미시간대 예술박물관과 미시간대 뮤지컬동호회 등이 협업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내달 5일까지 이어지고, 입장료는 일반 30달러, 학생 12달러로 책정됐다.

이 전시회는 앞서 2020년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첫선을 보였고, 이후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텍사스 오스틴, 호주 애들레이드 등에서도 열렸다.

프로하르트 감독은 "이 프로젝트는 다른 지역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 "내 꿈은 이 프로젝트가 '뜬금없어' 지는 것이지만, 아마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