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변호사비 대납의혹, 낮도깨비 같아…기소하면 미친 것"

"김성태 만난 일도 본 일도 없어…'술 먹다 통화' 이야기 있지만 기억 안 나"
당 전체 '사법리스크' 대응 비판엔 "개인이었다면 이랬겠나…당에 대한 공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8일 자신을 둘러싼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대낮 도깨비 같은 일이다.일종의 마녀사냥"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KBS에 출연해 "누가, 누구에게,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얼마를 줬는지 한 개도 밝혀지지 않은 일방적 의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모르는 사이냐'고 묻자 "만난 일도 없고, 본 일도 없다"며 "전화 통화는 누군가 술 먹다가 (저를) 바꿔줬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이어 "그분 얼굴도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송환한다고 하면서 언론에서 사진을 본 게 처음"이라고 거듭 모르는 사이임을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의 변호사비를 대신 내줬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로, 해외 도피 중 붙잡혀 최근 국내로 송환됐다.

이 대표는 "변호사 대납 의혹을 (검찰이) 기소하면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팩트가 하나도 없다.이게 21세기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가 의심을 갖는다.

참 황당하다"라고도 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현재는 생각이 바뀌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나라 상황이 이렇게까지 과거로 퇴행할지 상상하지 못했다"며 "누군가를 잡겠다고 마음먹고, 대놓고 수사 권력을 남용하는 상황이 대한민국 헌정사에 있었느냐. 군사독재 정권 정도로 퇴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여권에서 불체포특권을 '이재명 방탄용'으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여전히 불체포특권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거듭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선 "정치하는 사람들인지, 지배하는 사람들인지 구분이 안 된다"며 "마음에 들지 않고, 입장이 달라도 당연히 상대와 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인 '사법리스크'에 당 전체가 정면 대응하는 것에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비판에 대해서는 "제가 당 대표가 아닌 한 개인이었다면 이렇게 했겠느냐"며 "개인에 대한 공격이란 측면도 있지만, 당에 대한 공격, 당 대표에 대한 공격이란 측면이 동시에 있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기소 및 재판이 이어질 경우 내년 총선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는 "그게 집권여당이 원하는 바"라며 "죽을 고생을 시키고, 시간을 뺏겠다는 게 기본 전략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상대가 원하는 바대로 끌려갈 수는 없다"며 "결국 국민들 속에 광범위하게 퍼지는 공포감, 두려움이 어느 순간 분노, 투쟁 의지, 변혁 의지로 바뀔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이 대표는 "경기지사 시절에도 무려 4건으로 기소당해 2년간 재판에 일주일에 두 번씩 끌려다녔지만, 최고 시도지사라는 평가를 얻었다"며 "결국 제 선의나 역량이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