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자, V자, 나이키 커브 중…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은? [김진수의 부동산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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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동산 시장은 'L자' 'V자' '나이키 커브(스우시)' 중 어떤 모양일까요. 장기 전망은 틀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아 돌발 변수가 계속 생기기 때문입니다. 변수가 명확해지고 시장 반응이 조금씩 보이는 단기 전망은 상대적으로 맞을 확률이 높습니다. 부동산 시장 전망도 이와 비슷합니다. 나이키 커브 같은 U자형 반등을 보일지, 아니면 장기 침체가 지속되는 L자형 침체장이 이어질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물론 지역별로 차이가 있고, 개인 상황에 따라 시장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단 시장 전망을 하려면 주요 변수를 따져봐야 합니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추이와 인하 시점, 대출 이자 변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지속 여부, 아파트 매매와 전셋값 동향, 미분양 아파트 규모, 경기 둔화와 침체 여부, 거래 절벽 지속 등이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기준금리에 대한 전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국은행이 1분기 중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 인상할지, 아니면 동결할지가 관심입니다. 더 이상 기준금리 인상이 없다는 확신이 설 때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현재 4.5% 수준인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5%를 넘을지, 얼마나 더 오를지도 중요합니다. 미국이 언제 금리 인하에 나설지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금리는 인플레이션과 결부시켜 볼 주제입니다. 경기 침체와도 관련이 깊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발(發) 공급난으로 인해 발생한 물가 인상의 장기화가 주택시장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올 한해 기준금리와 대출금리 변동이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아파트 매매와 전셋값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 3일 국토교통부의 업무보고에서 규제지역 완화, 민간 분양가 상한제 축소, 전매제한 완화, 중도금대출 규제 완화 등을 담은 '1·3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뒤 시장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매맷값 하락세가 둔화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난해 실거래가 기준으로 아파트값 하락세가 가팔랐습니다. 하지만 서울 송파와 경기 과천 등 일부 지역에서 최근 반등 거래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1년 새 최저가보다 높은 가격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는 얘기입니다. 발 빠른 투자자들이 규제 완화 흐름 속에 틈새 투자처를 찾고 있는 신호로 읽힐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일시적 반등으로 봐야 할지, 추세적 흐름으로 봐야 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거래 절벽과 미분양은 여전히 부동산 시장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6만가구에 육박한 전국 미분양 아파트도 부담입니다. 업계에서는 5만가구를 웃돌면 시장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간주합니다.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32건(계약일 기준)에 그쳤습니다. 월별 거래량으로 역대 최저였던 지난해 10월 558건 이후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06년 1월 거래량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월별 거래량이 1000건을 밑돌 건 지난해가 처음이었습니다. 주택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위축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격 하락과 더불어 잇따른 금리인상과 대출 규제, 경기 침체 등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일단 상반기 최악을 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거래가 뜸한 가운데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모든 지표가 가장 나쁜 상황을 나타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반기는 바닥을 다지면서 지역에 따라 반등도 나타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보입니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상반기 금리 불확실성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과 궤를 같이합니다.
과거 학습효과 덕분에 시장 반등이 생각보다 빨리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 침체 기간이 5년(2008~2012년)으로 길었습니다. 당시 주택시장은 5년 동안 집값이 9%까지 점진적인 하락세를 유지한 뒤 3년에 걸쳐 종전 수준으로 회복했습니다. 이번 침체장은 하락 사이클이 짧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문재인 정부 때 상승장을 경험한 수요자들이 시장 불확실성이 걷히면 가격이 많이 내린 단지를 중심으로 매입에 나설 수 있습니다. 주택 구입 의지가 되살아나는 속도가 빠를 수 있습니다. 정부도 다주택자에게 양도세 중과 배제를 연장하고 취득세 세율도 인하하는 등 시장 연착륙을 위한 규제를 완화한 상태입니다.수도권을 중심으로 올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 공급이 늘어나는 점도 호재로 꼽힙니다. 올해 서울에서 3만가구가량 공급되는데 입지 여건이 좋은 게 공통점입니다. 또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으로 공급 기반이 강화된 점을 들고 있습니다. 서울발 청약 붐이 일어날 수 있고 그 온기가 수도권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상반기까지 하락한 뒤 점진적으로 회복세로 전환하는 나이키 커브(혹은 U자형 반등)를 바라는 시장 참여자가 많습니다. 시장 급등과 급락은 누군가 손해를 봐야 하는 상황을 만듭니다. 사회적 피해가 발생한다는 얘기입니다. 정부가 각종 규제책과 완화책을 내놓는 이유도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서 거래가 이뤄지고 수요자가 원하는 제품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다만 이번 하락기에서 급락 후 장기간 침체가 지속되는 ‘L자형 침체’ 모습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일단 시장 전망을 하려면 주요 변수를 따져봐야 합니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추이와 인하 시점, 대출 이자 변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지속 여부, 아파트 매매와 전셋값 동향, 미분양 아파트 규모, 경기 둔화와 침체 여부, 거래 절벽 지속 등이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기준금리에 대한 전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국은행이 1분기 중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 인상할지, 아니면 동결할지가 관심입니다. 더 이상 기준금리 인상이 없다는 확신이 설 때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현재 4.5% 수준인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5%를 넘을지, 얼마나 더 오를지도 중요합니다. 미국이 언제 금리 인하에 나설지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금리는 인플레이션과 결부시켜 볼 주제입니다. 경기 침체와도 관련이 깊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발(發) 공급난으로 인해 발생한 물가 인상의 장기화가 주택시장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올 한해 기준금리와 대출금리 변동이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아파트 매매와 전셋값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 3일 국토교통부의 업무보고에서 규제지역 완화, 민간 분양가 상한제 축소, 전매제한 완화, 중도금대출 규제 완화 등을 담은 '1·3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뒤 시장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매맷값 하락세가 둔화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난해 실거래가 기준으로 아파트값 하락세가 가팔랐습니다. 하지만 서울 송파와 경기 과천 등 일부 지역에서 최근 반등 거래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1년 새 최저가보다 높은 가격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는 얘기입니다. 발 빠른 투자자들이 규제 완화 흐름 속에 틈새 투자처를 찾고 있는 신호로 읽힐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일시적 반등으로 봐야 할지, 추세적 흐름으로 봐야 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거래 절벽과 미분양은 여전히 부동산 시장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6만가구에 육박한 전국 미분양 아파트도 부담입니다. 업계에서는 5만가구를 웃돌면 시장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간주합니다.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32건(계약일 기준)에 그쳤습니다. 월별 거래량으로 역대 최저였던 지난해 10월 558건 이후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06년 1월 거래량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월별 거래량이 1000건을 밑돌 건 지난해가 처음이었습니다. 주택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위축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격 하락과 더불어 잇따른 금리인상과 대출 규제, 경기 침체 등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일단 상반기 최악을 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거래가 뜸한 가운데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모든 지표가 가장 나쁜 상황을 나타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반기는 바닥을 다지면서 지역에 따라 반등도 나타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보입니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상반기 금리 불확실성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과 궤를 같이합니다.
과거 학습효과 덕분에 시장 반등이 생각보다 빨리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 침체 기간이 5년(2008~2012년)으로 길었습니다. 당시 주택시장은 5년 동안 집값이 9%까지 점진적인 하락세를 유지한 뒤 3년에 걸쳐 종전 수준으로 회복했습니다. 이번 침체장은 하락 사이클이 짧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문재인 정부 때 상승장을 경험한 수요자들이 시장 불확실성이 걷히면 가격이 많이 내린 단지를 중심으로 매입에 나설 수 있습니다. 주택 구입 의지가 되살아나는 속도가 빠를 수 있습니다. 정부도 다주택자에게 양도세 중과 배제를 연장하고 취득세 세율도 인하하는 등 시장 연착륙을 위한 규제를 완화한 상태입니다.수도권을 중심으로 올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 공급이 늘어나는 점도 호재로 꼽힙니다. 올해 서울에서 3만가구가량 공급되는데 입지 여건이 좋은 게 공통점입니다. 또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으로 공급 기반이 강화된 점을 들고 있습니다. 서울발 청약 붐이 일어날 수 있고 그 온기가 수도권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상반기까지 하락한 뒤 점진적으로 회복세로 전환하는 나이키 커브(혹은 U자형 반등)를 바라는 시장 참여자가 많습니다. 시장 급등과 급락은 누군가 손해를 봐야 하는 상황을 만듭니다. 사회적 피해가 발생한다는 얘기입니다. 정부가 각종 규제책과 완화책을 내놓는 이유도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서 거래가 이뤄지고 수요자가 원하는 제품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다만 이번 하락기에서 급락 후 장기간 침체가 지속되는 ‘L자형 침체’ 모습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