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한테 그렇게 심했나?"…송혜교, 학폭 가해자 말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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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났던 건 '우리가 쟤한테 그렇게 심하게 했었나'라는 가해자의 대사예요. 동은이가 나타난 다음에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말을 해요. 미안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내가 그렇게 심하게 했나' 식의 기억인 거죠. 그렇게 큰 상처와 아픔을 줬는데도 조금도 마음에 남아있지 않다는 것에 화가 많이 났어요."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학교 폭력 피해자 문동은 역을 연기한 배우 송혜교는 18일 공개된 엘르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푸른나무재단이 전국의 초·중·고교생 및 교사 60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2년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피해 학생 중 34%가 '가해 학생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을 가장 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피해 학생의 20.7%는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 불만족한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로는 '처벌은 만족하나 사과와 반성이 느껴지지 않아서'가 26%로 가장 많았다.
대면 수업이 확대되면서 학교폭력을 경험했다는 학생은 전년보다 증가했다. 교육부의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학생은 지난해 기준 약 5만3800명에 달했다.
한편, 해당 인터뷰에서 송혜교는 출연작 가운데 '최애' 캐릭터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모든 캐릭터를 사랑하지만, 가장 최근에 한 문동은을 아직 못 떠나보내고 있다. 지금은 동은이가 마음속에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그는 인생에서 가장 힘이 됐던 한 마디로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라는 말을 꼽으며 "이 말이 짜증 났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정말 그렇더라. 가장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괴롭다면 그냥 괴로워해야 하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 괴로워 말라고 한들 괴롭지 않은 게 아니지 않냐. 충분히 괴로워하고 아파하면 없어지는 것 같다. 밀어내면 괴로운 시간이 길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송혜교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도 20년간 처절하게 복수를 준비해 이를 실행하는 문동은을 완벽하게 소화해 호평을 얻고 있다.드라마는 지난해 12월 30일 파트1 공개 이후 '넷플릭스 TOP 10 웹사이트에서 누적 1억 480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3주 연속 TOP 10에 진입했다. 파트2는 오는 3월 10일 공개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