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집권당 주석, 총통과 코드 맞추기…"차이잉원 노선 따른다"

라이칭더 주석 "대만은 이미 주권독립국가…중국은 이를 받아들여야"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신임 주석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양안(중국과 대만) 정책을 따르겠다고 밝혔다고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이칭더 신임 주석은 전날 민진당 중앙당사에서 개최된 주석직 취임 직후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라이 주석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 2021년 중화민국(대만) 국경일 행사 담화에서 밝힌 '4가지 항목 견지'를 계속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현상 유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이 시각부터 이들 목표 실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4가지 항목 견지는 ▲ 자유민주 헌정 체제의 영원함 ▲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이 서로 예속된 것이 아님 ▲ 주권 침범 및 합병을 용납하지 않음 ▲ 중화민국의 앞날은 반드시 전 대만인 전체의 의지에 따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라이 주석은 국제사회가 '중국이 대만을 위협해 대만해협의 현상 변화를 꾀하려고 한다'고 여긴다며 양안의 대치 국면을 해소하려면 한쪽 일방인 대만 만의 노력이 아닌 쌍방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이 사고를 바꾼다면 '인민의 복지 증진'과 공동의 적인 천재지변, 전염병 등 양안의 공동목표와 관련해 많은 일을 바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라이 주석은 그러면서 대만이 이미 주권 독립 국가이므로 따로 대만 독립을 선포할 필요가 없다면서 이런 사실을 중국이 실질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평화를 유화정책과 바꿀 수 없다면서 "전 국민이 단결하고 국방력을 강화해야만 진정으로 자신의 안전을 수호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분명하게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바로 '평화는 국방에 의지하고 국방은 전 국민에게 의지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라이 주석의 발언에 대해 중국 학자들은 양안의 긴장 상태가 완화가 아닌 충돌로 조금씩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있다고 풀이했다.

탕융훙 샤먼대 대만연구센터 부주임은 라이 주석의 이런 발언이 실질적으로는 이미 대만독립을 선포한 것으로 중국의 레드라인을 건드린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바오청커 상하이 동아연구소 부소장은 앞으로 대만의 민의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전쟁 여부가 판단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측은 내달 초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임장을 밝힐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다수의 친(親)라이칭더 인사들은 라이 주석의 차기 대권 도전 분위기 조성을 위해 외부에서 제기하는 '실사구시의 대만독립 업무자'에서 실사구시에 초점을 맞추고 대만독립 업무자에 방점을 찍지 말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